"아들아, 평소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오늘밤엔 둘만의 얘기를 밤새 하자꾸나" "아버지, 이젠 저도 다 컸다구요. 요즘 힘드실텐데 제게 바라는 게 있으면 뭐든 얘기하세요"
12일 밤 부자(父子)캠프가 열린 대구 대건중학교 운동장.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수십 개의 텐트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편지를 교환하며 서로의 가슴 속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편지를 불사르며 불만과 상처를 태워버린 이들은 촛불을 마주한 채 남자들만의 깊은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연이은 캠프 파이어는 가족과 가족의 경계를 넘어 참가자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고 떠나갈 듯한 함성 속에 따뜻한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메아리쳤다.
이날 참가자는 모두 130가족. 희망자 외에 소년가장 10명이 평소 대부관계를 맺고 있던 월성성당 신자들과 함께 밤을 보내 행사 의미를 더했다.
믿음, 행복, 기쁨, 사랑 등 6, 7 가족이 한 조로 편성돼 오후부터 텐트를 설치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하며 일체감을 다졌다. 남자들끼리 하는 식사준비라 엉성한 곳이 대부분. 양파와 감자를 썰며 된장찌개를 끓이던 굳셈조 채선종씨는 "아들과 둘이 캠프하기는 처음인데 너무 즐겁다"며 "모처럼 부자간의 정을 나누게 돼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전체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부자게임을 통해 스킨십을 나누고 주제에 맞는 전문가 특강, 촛불 예식, 캠프 파이어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13일 아침에는 봉사활동 시간도 마련됐다. 1학년은 밀알의 집, 성가요양원, 국제재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방문, 현장체험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했고 2, 3학년은 학교 복도에 놓을 화분 받침대를 직접 만들며 땀을 흘렸다.
구자호교감은 "가족간 대화단절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개최하는데 참가 가족수도 늘고 열의도 한층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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