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비서실장이 이제부턴 된시집을 살게 될 모양이다. 야당의 원내총무가 "청와대 비서실도 세금을 쓰는 부서인 만큼 앞으로는 국회운영위 소집때마다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당연히 출석시켜야 한다"고 문제 제기를 한 때문.
갑자기 몰아닥친 염열(炎熱)에 집 밖에서 부채질만 펄럭펄럭하던 소시민들에겐 냉수 한 대접을 거침없이 들이켜 상쾌감이 전신을 관통하는 느낌일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그동안 대통령 직속이란 이유로 국회상임위에는 참석하지 않는 '특권'을 누려왔었다. 역대 여당이 '대통령 보호' 차원에서 비서실의 노출을 막아왔던 관행이 최근의 여권내 언로(言路) 불통(?)으로 어느 한쪽의 심사가 사나워졌는지 두 여당의 총무들조차 심정적으로 반대하지 않은 상태다.
여권의 이같은 기류변화의 근본 원인은 청와대가 세상 돌아가는 물미를 제대로 몰라 그쪽에서 자꾸만 여론과 동떨어진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파업유도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단독 강행 방침. "국민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여당의원이 있고 "옷 사건은 제쳐두고 파업유도 의혹만 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원들이 있는 이상 원성이 청와대의 여론인식에 모아졌다고 보는 것이다.
공동 여당의 한 축인 자민련이 내심 내켜하지 않는 중선거구제 역시 원성 테마의 하나다. 김중권(金重權) 비서실장이 언제쯤 국회에 불려나가 닦달을 당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청와대의 시국 인식에 문제점이 제기된 이상 그의 국회 출석이 정국을 푸는데 나쁘지는 않을 성 싶다.
비록 그 자신은 열심히 하는데도 국회에 불려나가는 실장이 돼 불운(?)하다고 느낄지는 모를 일이지만. 하지만 재수 없는 포수는 곰을 잡아도 웅담(熊膽)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공인으로서 더 중요한 것은 나라를 위해 마음을 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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