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신기술 창출하는 첨단산업도시로 변신

지방화시대를 사는 지역민은 '한국 속의 대구'가 아닌 '세계 속의 대구'를 추구해야 한다. 대구는 유전이나 금광이 있는 자원도시가 아니다. 그렇다고 거대자본이 모여 거래와 소비가 일어나는 금융인프라 도시도 아니다. 살길은 오로지 기술, 자본, 인력, 정보를 집적해 신기술을 창출하는 첨단산업도시로의 변신 뿐이다.

##첨단기술로 세계시장 겨냥

대구시는 첨단산업도시, 섬유패션도시, 물류유통도시, 관광거점도시, 문화예술도시, 교육중심도시, 환경모범도시를 7가지 목표로 제시하며 2016년 도시장기발전구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각 분야의 대표적 사업과 추진방안을 검토해 보면 소비적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다.

'세계 속의 대구'를 목표로 한 이같은 장기발전방향이 과연 바람직하며 가능한 시도인지를 되씹어볼 필요가 있다. 소비중심에 지나치게 편향되어서는 안되며 '개발-생산-유통-소비'의 균형잡힌 산업집적지로 성장해야 한다. 첨단산업도시는 첨단기술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 첨단기술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것이 없으면 경쟁력을 잃어 빈곤도시로 전락한다. 대구는 이제 빌어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창출해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머리)과 지방정부(심장)와 기업(근육)이 삼위일체가 되는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3대 프로젝트는 종합유통단지, 밀라노 프로젝트, 위천공단으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금호강을 따라 동서를 잇는 물류유통단지와 낙동강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생산제조단지가 기본구상이다. 그러나 유통과 생산은 있으나 창출이 없다. 창출은 벤처타운의 조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대구테크노파크는 지역발전을 위한 '∏(파이)플랜'을 제안한다. 금호강의 유통, 낙동강의 생산, 그리고 신천을 따라 조성되는 벤처타운의 창출 선(線)이 이루는 지형적 모양이 '∏'이다. 이를 위해 대구테크노파크는 3가지 공간적 기능을 필요로 한다.

먼저 대학이 보유한 기술, 인력,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 벤처창업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산학연계기능의 '테크노빌딩'이 필요하다. 대학 인프라 활용을 위해 대학내에 건립돼야 하며 대학당국의 적극적 협조와 참여가 따라야 한다.

##테크노빌딩.벤처타운 급선무

또 대학내의 창업보육 벤처와 벤처형 중소기업들이 한곳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을 연계 발전시킬 수 있는 '벤처타운'의 조성이 급선무다. 벤처타운은 팔공산이나 공단지역이 아닌 생활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도심에 위치해야 한다. 서울 테헤란로의 몇 평짜리 사무실에서 만들어내는 매출액이 수천평 공장의 제조생산액보다 크다. 현재 벤처타운으로 적합한 곳은 제3공단부터 신천동안도로를 따라 대동은행 본점 건물로 이어지는 지역벨트이다.

마지막으로 '테크노마트'의 형성이다. 벤처기업들이 만들어낸 기술집약형 제품들은 백화점이나 일반시장에 진열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이들 제품을 전세계 시장에 내보이고 해외 투자를 끌어들여 상담과 거래가 일어나도록 하는 글로벌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같은 기능 수행에 대동은행 본점 건물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벤처타운으로서 대구는 여러가지 숨겨진 장점이 있다. 특히 시내 곳곳에 그물망처럼 깔려있는 광통신망은 전국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활용률은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제는 열려야 할 때다. 세계를 향해 깨어야 할 때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으며 대구가 발전할 수 있는 10가지 잠재능력과 또한 대구발전을 저해하는 10가지 장애요인을 스스로 생각해 보고 의식의 대전환을 다짐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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