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개최지로 전국 최고의 잔디구장을 갖고 있는 도시. 국내에서 최다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중인 도시.
이러한 대구가 프로축구 연고구단이 없고, 축구경기가 열리지 않는 도시로 낙인 찍힌 가운데 지난 2월 이후 5개월에 걸친 대구시축구협회의 집안싸움으로 '축구 낙후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월드컵 성공 개최를 향한 숱한 과제를 안고 있는 대구시축구협회의 문제점과 정상화 방안을 두차례에 걸쳐 모색해본다.
"대구 축구 발전을 위해 대구시축구협회 집행부 임원은 전원 사퇴해 달라 "
지난주 대구시체육회 이원팔사무처장이 대구시축구협회 김기석회장직무대행과 박철웅전무이사 등 관계자들에게 부탁한 말이다. 이자리에서 이처장은 이번 요청이 시 체육회장인 문희갑대구시장의 의견임을 강하게 내비췄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문시장이 지난달 협회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직접 축구협회장이 되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석중인 회장자리를 문시장이 맡겠다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현행 집행부 임원은 단 한명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시체육회 인사를 비롯한 지역 체육인들이 축구협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4월17일 전임 이인경회장 체제에 반발, 17인전형위원회를 통해 구성된 현 집행부가 그동안 대륜중 징계 파문에 휩쓸리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집행부 구성 5일만인 4월22일 상벌위원회(위원장 김재규)를 열어 소년체전 예선에서 부정선수를 출전시킨 대륜중을 징계, '과잉 조치'란 논란속에 학교측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는 조직의 권위만을 앞세운채 특정인의 출석을 요구하는 등 감정 대응으로 일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이다. 재심 등의 과정에서 사태를 수습할만한 축구계 원로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
특히 축구협회는 그동안 프로팀 창단과 프로경기 유치 등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한 사업에는 손도 대지 못하는 등 시민들의 월드컵 열기를 외면했다. 각 도시에서 축구박물관과 축구전문학교 설립, 월드컵 사진전 개최 등을 추진, 월드컵 붐조성에 나서고 있으나 지역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는 남의 일로 여겨졌다.
회장 공석에 따른 예산 부족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지난 7~9일 열린 한일친선소년축구대회 평가전에서는 우승팀이 축구협회의 지원 감소에 따른 경비문제로 일본에서 예정된 대회 출전을 포기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시체육회 한 관계자는 "현 집행부는 지역 축구인 절반의 지지로 출범한 만큼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축구인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집행부가 새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박전무는 "회장 직무대행 체제지만 무리없이 협회를 운영해왔다"면서 "프로경기 유치 등 축구 붐조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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