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툇마루-마음에 없는 초대

지금이야말로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논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이 시간 어디에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있다. 북한은 며칠째 선박을 대거 동원, 영해를 침범해오다 급기야 선제 공격을 하는 바람에 교전까지 벌이게 되었다.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속에서도 국민들은 고맙게도 침착을 유지하고, 즉각 대응한 우리군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착한 국민이 세상 어느 곳에 있겠는가.이번 사건은 옷 뇌물 사건, 대낮 폭탄주에 취한 대검 공안부장의 '노조 파업 유도'발언과 이로 인해 그간 잘 버텨온 법무장관의 퇴임이 나라를 휘젓고 있는 와중에 터졌다. 국내 정치가 잘못되면 이런 일이 자초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보여준 것이다. 임란때 선조가 신하들에게 나라가 이 모양인데도 싸움만 하느냐고 말한 것을 떠올려 준다고나 할까.

대통령은 노조 파업 유도건에 대해 국정 조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언제나 그러했듯 그 다음이 문제다. 절차와 방법을 두고 싸움만 하고 있다. 초대하고 싶지 않은 초대를 했기 때문이다. 가고 싶지 않은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화 속의 두루미와 여우가 흉심을 숨기고 초대한 것과 같은 추잡한 손님 접대를 하고 있다. 이런 때에 이런 짓이나 하고 있어서 될 일인가.

金英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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