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돈 금고 속에서 '쿨쿨'

은행권의 대출세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줄면서 은행이 예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하는 자금의 비중인 예대율이 사상최저치로 떨어졌다.

올들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금수요가 큰 대기업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어서 은행들은 자금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예대율은 지난 3월말 현재 67.8%로 낮아져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예대율은 작년 1월말 96.5%에서 6월말 86.4%, 9월말 74.6% 등으로 80%대, 70%대로 떨어졌으며 지난 2월에는 69.6%로 70%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은행의 예대율 급락은 설비투자 등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최악의 상황이고 5대재벌을 비롯한 대기업이 차입금을 계속 줄여나가고 있는 데다 아직 신용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대출을 무리하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중소기업대출은 2조5천억원 늘었으나 대기업 대출은 1조7천억원이 감소했고 특히 대기업의 신규 설비자금대출은 전무한 상태다.

특히 최근들어 주식시장 활황세로 기업이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이달중 5대그룹이 계획한 유상증자규모는 4조6천485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은행의 당좌대출 소진율은 5월말 현재 22.3%를 기록, 사상최저치였던 지난 4월말(22.2%)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나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되살아나고 있으나 규모가 큰 대기업의 수요는 동결상태여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