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평도 어민 표정

○…연평도 어민들은 만선의 꿈을 가득 안고 16일에 이어 17일 연평 지선어장으로 이틀째 출어, 꽃게 잡이에 나섰다.

당초 16일 오후에 내려진 폭풍주의보 때문에 17일에는 출어가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으나 이날 오전 5시께 폭풍주의보가 해제됨에 따라 어민들은 새벽부터 당섬부두에 정박해 있는 어선으로 나와 출어준비에 분주했다.

그물과 각종 어구를 배에 실은 어민들은 배안청소, 엔진 점검 등 출어준비를 마친 뒤 오전 6시께 각각 배한구석에 모여앉아 갓지어낸 흰쌀밥과 총각김치 등을 내어놓고 즐겁게 아침식사를 했다.

어선들은 이날 오전 6시 50분께 출어 방송에 맞추어 일제히 부두를 빠져 나가기시작, 불과 5분여만에 바다 저편 시야밖으로 사라졌다.

출어에 나선 원양호 유자덕(38)씨는 "평소 출어에 앞서 배안에서 선원들이 함께 아침식사를 함께하는데 오늘처럼 맛잇게 먹어본 적도 없는 것 같다"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출어가 이루어져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연평도 일원은 파고가 0.5m내외, 풍속이 시속 2m정도로 비교적 날씨 가좋았다.

○…연평도 어민들은 16일 오전 '조업재개 허용 결정'에 따라 54척의 어선을 이용, 연평지선어장에서 꽃게잡이에 나섰다.

어민들은 이날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지 않아 비교적 평온을 되찾은 가운데 꽃게잡이에 많은 시간을 보냈으나 오후 3시20분께 연평 입.출항 통제소로부터 폭풍주의보에 따른 철수명령을 받고 서둘러 어구 등을 챙겨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어민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연평도 인근 해역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날씨마저 꽃게잡이를 도와주지 않는다며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다.

특히 그물에는 이미 죽어있는 꽃게들이 너무 많아 어획량이 평소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성호 선원 이관석(44)씨는 "꽃게잡이도 제대로 못하고 전쟁위험에 노출돼 불안하기까지 한데 이제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는다"며 빨라야 17일 오후께 폭풍주의보가 해제된다는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남북간 교전및 안개때문에 2일간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연평도간 정기여객선이 연평도에 입항, 침체됐던 섬마을 분위기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인천항을 출발한 진도운수 소속 실버스타호(569t급)가 연평도에 도착, 휴가중 귀대하는 연평부대 해병 70여명과 취재진 50여명, 연평도 주민 40여명 등 모두 168명이 내렸고, 주류.음료수.의류 등 각종 생필품도 하선됐다.

○…연평도내 숙박업소와 식당은 군 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연평도 일대의 상황을 보도하러 온 취재진 80여명으로 인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연평도내 8개 숙박업소의 51개 객실은 모두 취재진으로 '만원사례'의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17개 식당과 노래방, 주점 등 7개 유흥업소도 갑자기 몰려든 취재진으로 하루 15만∼20만원의 수입을 올려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또 옹진군도 발전기 고장으로 9일째 8시간씩 제한 송전하고 있는 백령도의 전력난을 해소해주기 위해 1천㎾/H짜리 비상발전기 2대를 화물선 대원호(400t급)편으로 백령도에 보냈다.

특히 이날 오후 서해 5도서를 비롯한 서해 중부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남북한 해군 함정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 날씨가 '싸움을 말리는'좋은 구실이 된 셈이다.

이에따라 해군 초계함과 고속정 편대는 북방한계선(NLL) 남쪽 15㎞ 지점까지 물러나 있고 북한측도 경비정 5척이 북방한계선 북쪽 6㎞지점에 머물러 있는 것이 관측됐을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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