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경영 현장-화섬방사용 유제 국산화 성공

"화섬업계는 저를 원가절감의 은인이라고 합니다. 수입에 치중해왔던 화섬방사용 유제 국산화에 성공하자 외국 업체들이 가격을 크게 내렸거든요"

경북 경산시 진량공단내 동양정밀 윤진필(51)사장은 일본을 비롯한 외국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국내 유제시장에 국산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다. 93년 이 사업에 뛰어든지 6년만에 일본 기업들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덤핑을 불사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주)새한이 실시한 SDY 초고속 유제 입찰에서 일본 기업을 제치고 낙찰받은 뒤 동국합섬,금강화섬,대한화섬 등에 소요 전량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동양정밀의 경쟁력은 연구개발 우선에서 나왔다. 직원 14명의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신제품 개발에 매달리는 연구인력이다. 복지에도 신경쓴다. IMF 관리체제 아래서도 월급을 삭감하지 않았고 올해엔 10~15% 인상했다.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하는 대신 공휴일엔 꼬박꼬박 쉬고 잔업도 하지않는다.

이러한 사풍이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여러 기관으로부터 유망 중소기업으로 지정받는 기반이 됐다. 하지만 동양정밀의 주력시장은 아직도 인도, 파키스탄, 중국 등 후발국이다. 국내에선 '유제는 외제'라는 편견이 깨지지 않아 공략이 쉽지않기 때문. 그나마 품질을 인정받아도 일본 업체들의 덤핑공세를 뛰어 넘기가 쉽지 않다.

"국내 굴지의 어느 화섬업체가 유제 개발을 의뢰해 1년 노력 끝에 제품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는 우리 제품을 일본 회사와의 가격협상에 이용했어요"윤사장은 그래도 유제 국산화 100%를 꿈꾼다. 자체 품질테스트를 위해 방사 파일럿 공장을 세우는 게 당장의 과제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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