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도들은 과연 영화 '이재수의 난'을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할까.박광수감독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재수의 난'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고 있다통상 제주민란으로 불려지는 이재수의 난은 1901년 대정군 인성리에서 일어난 군민과 천주교도 충돌사건이 발단이 된 민란. 영화는 제주 관노(官奴) 이재수(李在守)가 탐관오리와 결탁한 프랑스 선교사들과, 일부 신자들의 패악을 참다 못해 민란을 일으켜 이들을 처단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이정재, 심은하, 명계남, 여균동 등이 출연하는 역사 드라마로 3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프랑스와 합작으로 만든 영화다. 이재수를 영웅시하지 않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간들과 그 선두에 섰던 한 청년의 비극적 삶을 리얼하게 다루고 있다.
이재수의 난은 진보사학진영에서는 '반봉건 반외세 민중항쟁'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천주교계에서는 700명의 신자가 숨진 비극적 사건인 '신축교안(敎案)'으로 규정,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재수의 난은 천주교계에서는 뼈아픈 역사적 사건으로 이해되고 있다. 현대 교회사에서 700여명의 신자가 한꺼번에 학살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수는 당시 세금포탈을 일삼던 붕세관(세금 걷는 관리)이 있는 제주읍을 공격, 신자를 학살했으며 제주성까지 함락해 모두 700여명의 신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처형했다. 이때 처형된 천주교도중 51명이 현대 순교자들 215명 가운데 끼어있다.
또 토착 문화를 무시하고 신목(神木)과 신당(神堂)을 없애 토착민들과 갈등을 빚음에 따라 선교방법에 대한 반성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제주 서문본당의 임문철 주임신부는 "당시 프랑스 선교사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만 무속을 폭력적으로 타파하려고 했던 태도에 대해서는 선교 방법론적 차원에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 정홍규신부(사회사목 담당)도 "천주교의 전파 과정에서 파생된 불미스런 사건중 하나"라면서 "새롭게 이해되고 조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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