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툇마루-치매이야기

늙어서 걸리는 병중에 치매 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그래서 미당(未堂) 선생은 치매 예방 차원에서 1천600여 산 이름을 아침마다 음송한다지 않는가.

치매에 걸린 장본인은 별 고통이 없고 오히려 편하다. 하고 싶은 짓을 제멋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발 드는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치매의 진행 패턴은 대략 옷타령.밥타령.똥타령.고향타령으로 이어진다. 치매환자들은 자신이 병에 걸린 줄 모르고 한가지 일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말리거나 설득할 수가 없다. 그 집착은 아집에서 고집으로 전환됐다가 결국 무너지거나 붕괴되는 특성을 지닌다.

정치도 이와 같다. 정치지도자가 치매에 걸린 듯 턱도 아닌 일에 집착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답답함은 끝내 분노로 치닫게 된다. 시방 우리 정치가 중증치매에 걸리지 않았는지 의아스럽다. 달걀 세례를 받고도 헛소리하는 전직을 비롯 잘못 입은 옷사건 하나 제대로 해결 못한 현직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알츠하이머병(치매)환자다. 헛소리를 자주 해서 미안하다'는 레이건 전대통령이 부러운 요즘이다. 具 活〈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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