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회복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지방영업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막대한 자본과 선진 경영기법을 갖춘 다국적기업의 공세에 따라 지역에서도 세계경제체제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4월 현재 세계의 다국적기업 1천500여개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기업은 469개사.
이중 필립 모리스, ING생명, 한국 화이자, 코닥, 코카콜라 등은 최근 부쩍 영업기반 강화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로 국내진출 10년을 맞은 필립모리스 코리아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동결하는 한편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99년 3월 현재 필립 모리스의 시장점유율은 2.6%로 외제담배회사중 으뜸. 그러나 수입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5.8%에 불과해 '파이' 크기를 늘리는 게 절실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필립 모리스는 이에 따라 올초 담뱃값이 일제히 올랐을 때도 수퍼라이트의 가격을 동결했다. 또 담배 한 갑 가격의 70%가 국내에 떨어진다는 점을 홍보중이다. 수입담배도 담배소비세를 부담해 지방세수에 기여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역시 국내진출 1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ING생명도 올들어 전국 지점망 구축을 적극 모색중이다. 지난 3월 네덜란드생명에서 모그룹의 영문 이니셜을 딴 현재의 이름으로 고친 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것.
ING생명은 국내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 5개중 메트생명에 매출 기준 1위를 뺏긴 것을 영업망 강화로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 부산, 인천, 수원에 지점을 설립한 데 이어 대구에도 조만간 지점을 개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69년 진출한 한국화이자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4년안에 한국내 다국적 기업 1위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업 및 마케팅 인력을 대거 강화했다. 특히 곧 시판될 비아그라와 고지혈증 치료제 자라토, 항생제 트로반 등 주력 7개 제품에 대한 홍보 및 영업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한국 코닥은 외환위기에 따른 환율급등으로 97~98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이를 보전한다는 계획 아래 각종 할인행사를 기획하는 등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디지털 카메라 개발에도 적극 나서 차세대 영상기기 사업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 보틀링은 고용인원만 3천명이 넘는 대표적 다국적 기업. 96년 개별 보틀러를 인수해 단일체제로 출범한 이래 이미지 제고 및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지난 3월 산업자원부 장관으로부터 한국 경제에 기여한 외국 기업인 대표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들 다국적기업들은 그러나 한국에서의 영업에 남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재정경제부 산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2월 중장기 산업정책방향이란 보고서에서 통제위주의 정부기능, 불투명한 노동시장, 지자체의 외국기업 유치 무관심 등이 다국적 기업의 국내투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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