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리즘-위험 수위 치닫는 공연장 무질서

대구지역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관람태도가 갈수록 악화,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각급 학교가 '현장체험학습'을 이유로 학생들을 한꺼번에 공연장에 풀어놓고 있으나 관람방법과 공연장 예절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학생들로 인한 무질서가 극에 달했던 지난 대구음악제의 경우, 참다 못한 한 성인 관객이 소란을 피운 학생을 객석 밖으로 끌어내 주먹다짐을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최근 열린 한 음악회에서는 무대에 오른 출연자가 직접 객석을 향해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공연 당사자들도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태. 최근 리사이틀을 가진 한 피아니스트는 "학생들이 몰려 와 연주회를 망칠까봐 일부러 대구문예회관 등 잘 알려진 공연장을 피하고 싶다"며 모 대학 연주홀에서 공연을 열었다.

음악 이외의 다른 공연·전시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주 열린 대구무용제에서는 공연 내내 출입문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일부 관객들이 계속 객석을 헤집고 다녀 다른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17일 대구문예회관 전시실을 찾은 한 관람객은 "초등학생들이 바닥에 놓인 설치미술작품을 마구 뛰어넘거나 손으로 만져도 인솔 교사가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에게 오히려 해가 되는 미술교육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구심포닉밴드 상임지휘자 전현구씨는 "울산, 구미 등 인근 도시와 비교해 봐도 대구지역 공연 관람 수준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대중음악 콘서트와 클래식 공연장의 차이를 모르는 어린 학생들에게 관람 예절을 먼저 가르쳐야 올바른 문화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申靑植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