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학교가 학부모, 동창회 등으로부터 받는 각종 기부금품이 지난해부터 학교발전기금으로 통합됐으나 에어컨 설치비, 급식후원금 등의 명목으로 여전히 학부모들에게 모금을 요구,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
ㅎ여고는 최근 3학년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하고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모금에 들어갔다. 학교측은 "학부모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 모금하도록 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학부모는 "아무리 아이들을 위한 모금이라지만 의견도 묻지 않고 마음대로 떠맡기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ㅎ여고도 에어컨 구입비로 3학년 3만원, 2학년 2만원 등을 강제로 징수해 학부모들의 불만을 샀으며 한 중학교는 에어컨 설치비용을 모금하려다 문제가 되자 중단하기도 했다.
학교급식을 실시하는 대구시내 초.중.고 가운데 상당수는 급식비 외에 수만원의 급식후원회비를 별도로 걷어 학부모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ㅇ고는 최근 학교급식을 시작하면서 급식비 외에 급식후원금으로 학부모들에게 2만원씩 걷었다. 학교측에 따르면 급식시설비에 대한 정부지원이 부족해 학교가 일부 부담하고 나머지는 동의를 얻어 학부모들에게 걷었으며 다른 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는 것.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한끼에 1천700원하는 급식비 외에 급식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또 돈을 내라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학교마다 학교운영위원회 외에 별도로 학모회, 어머니회 등이 결성돼 운영비, 행사비 등을 걷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학교측은 이를 사실상 방관, 크고 작은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달서구 한 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3월 어머니회를 결성해 운영비로 1인당 5만원씩 징수하다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교발전기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 기금접수가 크게 줄면서 불거지기 시작해 올들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구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의 경우 학교발전기금은 초등 172개교 가운데 82개교에 9억4천여만원이 접수됐으나 중학교는 103개 중 21개교에 4천600여만원, 고교는 72개 중 12개교에 1억6천여만원이 접수되는 데 그쳤다.
한 고교관계자는 "기금이 거의 들어오지 않다 보니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학부모들끼리 모금하는 때도 반드시 동의절차를 거친 뒤 모금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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