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유혹은 너무나 달콤하고 그 부드러운 손길은 뿌리치기 어렵다. 하지만 악의 인격체인 '악마'의 외양은 늘 사악하고 참혹한 모습으로 표현돼 왔다. 저주의 대상인 악과 악마는 과연 어디서 기원한 것일까.
이경덕씨가 쓴 '신화로 보는 악과 악마'(동연 펴냄)는 악의 기원과 신화, 철학, 고대종교에서 악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창조신이 인간을 만들기 전에 악마와 함께 세상을 창조했다는 '불가리아 신화'나 악의 기원이 지금의 세계보다 오래되었다고 주장한 그리스 철학자 오리게네스의 말을 빌려 악의 뿌리가 신의 기원과 같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결국 선과 악은 서로 대극적인 개념에서 출발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선과 악의 판별은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고, 악으로부터 고통받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그러면 선과 악은 단순히 대립적인 개념에 불과한 것인가. 결론은 아니다. 역사상 가장 잔혹하고 치열한 전쟁은 언제나 종교전쟁이었다. 승리한 쪽은 선, 패배한 쪽은 악의 구렁텅이로 내몰렸다. 실제로 여러 종류의 싸움에서 패배한 종족의 신은 악마의 지위로 전락했다.
저자는 서양의 악마를 대표하는 사탄에서부터 뱀, 용, 마녀, 늑대인간, 흡혈귀, 좀비, 원귀 등 다양하게 나타나는 악마의 이미지를 자세하게 묘사해 비교한다. 또 신화와 서구 민담, 문학작품속에 나타난 악마의 모습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서구 문명의 비극은 세상을 선과 악으로 구별하는데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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