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구지역 의원들이 22일 박종근의원 초청으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모였다. 이날 오찬모임에는 강재섭시지부장을 비롯 백승홍, 박승국, 박세환, 안택수 의원과 부총재직 사퇴서를 제출한 박근혜의원이 참석했다. 당연히 박의원의 부총재직 사퇴를 만류하는 이야기가 오갔다.
"한나라당이 어떻게 박정희전대통령의 공적을 과소평가하거나 왜곡할 수 있느냐"는 의원들의 설득에 박의원은 일단 침묵을 지켰다. 박의원은 그러나 당 지도부가 사퇴서를 반려한데다 이회창총재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정희전대통령 기념관 건립에는 찬성한다. 산업화.근대화의 초석을 이룬 박대통령의 공적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후 부총재 사퇴를 철회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박의원은 23일 오전 전화 통화에서 "진작 이같은 당론이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사퇴 철회 여부는 며칠간 생각해 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삼전대통령의 박전대통령 비난성명에 대해 이총재가 "김전대통령은 민주화 과정에서 박대통령과 입장차이가 컸고 그분 나름대로 의견이 있다고 본다"며 핵심을 피해간 부분에 대해서도 박의원은 "당을 대표하는 분으로 고민이 있지 않겠느냐"며 수용태세를 보였다. 부총재직 사퇴서를 낸 뒤 "김전대통령의 비난성명에 당이 가만히 있는 것은 묵시적 동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의원들은 이날 모임에서 9월쯤 대구에서 대규모 국정보고회를 열어 지역에서의 세를 과시하는 한편 매월 한차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정국 및 지역 현안을 논의키로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흔들리는 지역 여론을 다잡기 위해 결속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최근 정국의 최대 쟁점인 각종 의혹사건 진상규명에 관련, "대구의원들이 중심 역할을 하자"고 다짐한 이들은 비료 지원과 금강산 관광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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