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아버지

요즘 남부지역 새교육 시민모임에서 총 6주 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부모교육을 하고 있다. '자녀와의 대화법'이 주제인 이 강좌에는 20여분의 어머니들이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그중 청일점(?)이 한 분 있다. 다들 어머니들인데 딱 한 분 아버지가 있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어색해하고 멋쩍어 하셨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지신 것 같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 집안의 모든 일은 여성의 책임이었다. 그 집안 일에는 자녀의 교육까지도 포함되었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자녀들의 교육과 성장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관해서는 거의 모두가 어머니의 몫이었다. 아버지는 단지 수동적인 역할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바짓바람'이라는 말은 없고 '치맛바람'이라는 말만 생긴 것 같다.

자녀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아버지들은 흔히 '여자가 집에서 애도 제대로 못키우고 뭐 하고 있느냐?'는 식으로 자녀 교육의 몫을 어머니에게 전가시켜 버린다. 이런 말들속에 남녀 불평등의 문제는 뒤로 하고서라도 어떻게 자녀 교육이 어머니만의 몫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때보다도 힘든 것이 요즘의 아버지들이지만 자녀 교육에 있어서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 문화와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그 반쪽의 책임은 바로 아버지들에게 있다.

학교에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아버지, 소풍을 같이 가는 아버지, 운동회 때 같이 뛰는 아버지! 자녀 교육을 위한 어떠한 일도 그것은 어색하거나 멋쩍은 일이 아니다. 부모 교육에 나오시는 그 아버지의 모습이 생소하지 않을 그날을 기대해본다.〈대구남부지역 새교육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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