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차례 부도를 겪고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청구, 동암(전 거평종합건설), 대백종합건설, 제림주택 등 법정관리 인가 신청 업체들의 진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들 업체의 법정관리 인가 여부는 지역 경제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다. 인가가 불발될 경우 업체 도산으로 이어져 다수의 채권자들과 아파트.오피스텔 등의 입주 예정자들이 커다란 경제적 고통을 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회생 가능성이 전무한 업체를 최종 인가한다는 것은 고통을 장기화시키는 결과밖에 낳지 않는다. 법원이 인가 결정에 부담을 안는 것은 이런 요인들 때문이다.
현재 이들 업체는 올 하반기 최종인가를 앞두고 채권단과의 합의에 나서고 있지만 걸림돌이 적지않은 실정이다. 각 업체의 현황과 향후 계획을 살펴본다.
▨청구
오는 8월 하순 법정관리 최종 인가 시점을 앞두고 채권자들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시키고 있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채권단 회의에서 채무 이행 조건에 합의하면 인가가 순조로워질 것으로 청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청구가 분양했던 용산청구타운(282가구)은 공사 진행이 원만해 오는 8월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산격2차청구타운(181가구), 용산블루빌(584가구)도 10월과 12월 입주를 앞두고 평형에 따라 수백만~1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또 경기도 분당에 짓고 있는 미금 및 서현오딧세이에 미국 맥밀란, ART사 등 부동산 회사들이 4천만달러에 이르는 오피스텔 신축 및 운영 관련 자본 참여를 밝히고 있어 기업회생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
류우하 상무는 "채권자들의 협조로 미완공 현장 공사가 활발하고 기업 신인도가 점점 회복되는 분위기"라며 "신규 사업은 최종 인가 이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암
동암은 98년 시공능력 전국 125위를 기록했던 중견건설업체였다. 거평그룹 몰락으로 부도처리된 뒤 98년 9월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받아 오는 9월 최종 인가를 앞두고 있다.
올 초 (주)동암으로 이름을 바꿔 서울 서초 오피스텔과 남양주 파랑새아파트 분양 관련 민원을 해결했다. 지난 2월 채권자들의 채권 신고를 마치고 정리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 최종 인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동암은 오피스텔 등 기존에 착공한 공사를 마무리짓고 관급공사 수주와 공사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명천 시설공사와 황금동-담티고개간 도로공사의 경우 공정이 순조로워 오는 7월과 연말에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 최종 인가를 예상해 지방자치단체 발주 공사 수주와 신규 사업 부지 물색에도 나서고 있다.
오장환 법정관리인은 "부도 후유증에 따른 불신을 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채권자들도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백종합건설
대백종건은 다음달 중으로 채권단 협의를 거쳐 법원에 채무상환 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법정 관리 최종인가 결정은 8월 말로 잡혀있다.
아파트 분양자들에게 불안감을 줬던 노변대백맨션은 원래 예정대로 7월말 입주를 마칠 계획이다. 분양률도 95%를 넘어서 채무이행에 적지않은 도움을 줬다.
북구 팔달교 인근에 착공했던 강변하이츠는 지역1군 건설업체에 사업을 넘겨줘 자금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대구 4차순환도로, 부산감천항, 경산한의대 신축 공사 등 잔여 공사도 마무리했다.
대백종건은 최종 인가를 예상해 대구 동서변 아파트와 부산 전포지구 주상복합아파트 공사에 뛰어들 예정이다. 또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관급공사 수주에 주력해 채무 관계를 풀어갈 방침이다.
▨제림주택
제림주택은 지난해 9월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받아 최종 인가를 위해 채권단 협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최종 인가 결정은 9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림주택은 개시결정 이후 2차례에 걸친 구조조정을 마쳤고 유보됐던 자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옥포제림뉴타운(479가구)은 6월부터 소유권을 이전하고 있으며 진천하이츠(201가구)는 지난 5월 공사를 재개했다. 미분양 가구에 대한 특별분양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최종 인가가 결정되는대로 달성군 옥포2차, 수성구 황금동 등 이미 확보된 부지에 신규사업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형건설업체 하도급 등록을 추진, 외부 공사 수주에 나서기로 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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