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檢.警 지금이 싸울때인가

경찰이 검찰파견 경찰관을 일방적으로 복귀령을 내려 또한번 검.경 갈등의 파문이 일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론 경찰인력부족을 들고 있지만 사실상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를 그 내면에 깔고 경찰이 검찰을 향해 반격의 포문을 연것으로 분석된다.

공교롭게도 경찰이 여당과의 당정협의에서 내년부터 실시키로 한 자치경찰제도입시기를 1년 늦춰 2001년부터 실시하기로 잠정결론을 내린뒤라 경찰의 이번 조치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감정적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에 복귀령을 내린 근거는 국가 공무원법이나 경찰관 임용령에 의거한 것이다. 그 내용은 국가기관간의 업무 공동수행을 위해 경찰청장의 승인 아래 경찰관을 파견할 수 있고 경찰청장은 타기관의 요청에 따라 경찰관을 1년간 파견할 수 있으며 1회에 걸쳐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경찰의 이번 복귀령은 검찰에 파견된 인력은 거의 이 규정을 무시한 수사지휘일환의 관행으로 최고 5년씩 경찰관이 파견됐기에 이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겠다는 취지도 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검찰도 관행에서 탈피, 이번 기회에 이 규정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법의식의 제고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이 수시지휘를 받는 검찰에 일방적인 통고형식으로 경찰인력을빼내가야 하느냐에는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검찰에 파견된 인력 240명이 꼭 필요하다면 경찰청장과 검찰총장간에 일단 협의를 거쳐 원만한 논의로 이뤄지는게 순리가 아닐까 여겨진다. 이 과정도 없이 일선 경찰청에 공문을 내려 복귀령을 내리고 이를 어기면 문책까지 하겠다는 강경조치는 아무래도 이성적인 행동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더욱이 검찰의 어떤 대응도 불사하겠다거나 서울의 어느 지청에서 정식으로 인력요청을 한 것까지 거부한다는건 다분히 감정적인 대결의식까지 엿보이는 건 문제가 있다.

검.경은 그 관계가 어찌됐든 공조가 절실한 국가공권력의 상징이다. 이 체제가 이러도록 갈등양상의 소모전으로 치닫는다면 결국 치안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고 그 피해는 국민들이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작금의 국정현안을 보면 어지럽기 그지 없어 그 어느 때보다 경찰의 치안수요가 많고 검찰기능이 제고돼야할 시점이다. 게다가 검찰은 지금 그 중립성 문제로 가히 '초상집'이라 할 만큼 극한 시련에 직면하고 있는건 누구보다 경찰이 너무도 잘 알고 있질 않는가.

이 약점을 파고든 이번 기습적인 경찰복귀령은 그 시기도 적절치 못한것 같다. 이런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 경찰은 이성적으로 검찰과의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검찰도 전면적인 맞대응만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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