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급식 '특정 납품 닭'에 눈총

대구지역 학교 급식에 전북지역에서 출하되는 '하림닭'의 납품이 급증하면서 지역 양계업자와 유통업자들의 불만과 억측이 높아지고 있다.

'하림닭'은 전북 익산에 가공공장을 두고 있는 (주)하림에서 공급하는 닭으로 최근 KS마크까지 획득한 제품. 대구에는 지난 97년 선을 보인 뒤 학교 급식시장을 급속도로 장악, 현재 4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양계.유통업자들은 이에 대해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며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물류비용과 신선도 등 여러 단점이 있는데도 상당수 학교가 '하림닭' 납품을 요구하는 데는 모종의 '분위기'가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상부에서 하림닭 소비를 권장하는 공문이 각 학교에 내려왔다는 소문이 업자들 사이에 파다하다"며 "학교들이 개인업자는 물론 축협 닭까지 마다하고 하림닭만 고집하는 것은 의심을 살만하다"고 말했다.

또 (주)하림에 닭을 공급하는 양계업자의 60~70%가 호남지역 업자이고 지역에는 구미, 상주 등 극소수에 불과한데 지역 학교들이 지역경제는 나몰라라 한 채 (주)하림에서 발부한 출고증까지 첨부해 하림닭을 납품하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

그러나 학교 관계자들은 "식중독에 대비, 가공.포장이 잘 된 규격제품을 찾다 보니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지역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영세해 식중독이 발생할 경우 원인이나 책임 등을 따지기가 어려운 것도 '하림닭'을 찾는 또다른 이유라고 한다. 대구시 교육청 급식담당자도 "특정업체 제품을 쓰라고 공문을 발송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하림닭이 뭔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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