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시대 개막 직후 부터 도마에 오른 단체장들의 인기위주 선심행정 시비는 자치시대 2기 2년째 접어 들면서도 여전히 꼬리를 떼지 못하고 있다.
지방 공직자들은 이시대의 인기성 선심행정과 위민행정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한다. 이들은 관치시대 꿈도 꾸지 못했던 주민우선의 행정이 뿌리 내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더러는 과(過)해 매표행정으로 까지 비난 받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안동시장은 지난해 2월 주민들에게 시정을 이해하는데 편리를 돕는다며 27개 전체 읍.면을 순회하며 무려 1개월이 넘게 시정 보고회를 개최했다.
2기 자치단체장 선거를 불과 수 개월 앞둔 시점이여서 간접선거운동 시비가 잇따르고 급기야 일부 리.동장들이 시정보고회를 거부하며 집단 사퇴 하는 물의를 빚었다.
시는 주민을 우선하는 자치행정의 변화된 모습이며 선거용이라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매년 이같은 시정보고회를 개최 할것이라고 했으나 올해는 시민회관에서 하루 행사로 끝냈다.
단체장들은 재선 '표관리'차원에서 사람이 모인다면 읍.면단위 소규모 행사에 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바람에 정작 주요 시정회의나 행사에는 참석치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기에는 시장, 군수를 행사에 참여시켜 어줍잖은 행사를 부품하게 하고 초청자인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일부 주민들의 빗나간 의도도 한 몫한다. 단체장들은 이를 알면서도 당선시켜준 공로와 재선을 의식해서 쉽사리 거절을 못한다는 것이다.이와 관련한 모군의 재미난 통계가 눈에 띤다. 98년 한해 동안 체육,사회단체, 읍, 면 행사는 모두 761회로 이중 군수가 참석한 행사는 400여회.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주민과 함께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퇴색시켜 놓고 있다.
각종 지역 개발사업에도 선심의 흔적은 쉽게 발견된다. 사업예산 집행의 효율과 우선순위는 뒷전이다. 오지개발 명목으로 기존도로와 연결도 안된 독가촌의 농로와 마당까지 수천만원을 들여 포장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폐단들은 필연적으로 이익집단의 발호와 지역이기주의, 님비현상으로 이어진다. 쓰레기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설치사업에서 쏟아지는 민원이 님비현상의 대표적 사례다.
ㅂ군의 경우 56억원을 들여 46만t 용량규모의 쓰레기처리장을 조성키 위해 5만7천여평의 부지를 사들였으나 인근 주민들이 동네 망친다며 반대시위에 나섰고 군이 부지 매입과정에서 감정가격이 공시지가의 10배 수준을 넘었다며 군관계자를 고발하는 사태로 사업이 중단됐다.
ㅇ시의 경우 사설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선 주변지역 주민들이 민원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시공업체에 마을발전 공동기금조성 명목으로 수억원의 돈을 받아 나눠 가진뒤 시에 마을 우회도로 확포장을 요구했다. 물론 이과정에서 매립장 진입로를 경운기 등으로 차단하는 위력시위를 벌였다.
이에 놀란 시장은 현장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의회는 불요불급하고 민원해결의 주체는 사업자라며 관련예산을 삭감해 버렸다.
단체장을 사무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의 측근 직원들이다. 상당수 공직자들은 단체장들이 몇몇 동료들에게 수렴청정을 당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한다.
그래서 직원들에 대한 선심도 있다. 자치단체 마다 퇴직을 1년도 남기지 않은 고참 사무관들에 대한 서기관 승진인사가 관례가 됐다. 직원들을 안기 위해 소위 '택호나 갈아준다'는 식이다. 당연히 능력과 효율이 무시되는 만큼 기형적이고 무력한 조직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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