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폴크스바겐을 타고 나는 날았다

딱정벌레(비틀)모양 자동차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폴크스바겐. 유럽최고의 독일 자동차회사에 한때 프랑스인 사장이 있었다.

다니엘 괴드베르(57). 샴페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샹파뉴지방 랭스에서 태어나 고교 독일어 선생을 하다 말단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변신한 인물. 그는 한달에 자동차 42대를 파는 탁월한 영업력으로 불과 서른세살에 시트로앵 독일법인 사장이 됐다. 이후 르노자동차, 포드자동차 독일법인 사장, 폴크스바겐 사장 등 세계 일류자동차회사로 스카우트돼 최고경영자로 명성을 날렸다.

그의 자서전 '폴크스바겐을 타고 나는 날았다'(참솔 펴냄)에는 한 평범한 인물이 어떻게 가파른 성공가도를 달렸는지 그 비결이 담겨 있다. 96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 책은 72주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독일어 원제 '어항 속에 빠진 한 마리의 새처럼'이 의미하듯 그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미덕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일류 자동차회사 사장으로 두루 스카우트됐지만 여러번 쫓겨났다. 자동차업계로부터 '제 둥지를 더럽히는 새'라는 욕도 먹었다. 전통적 영업방식이나 조직논리와는 생리적으로 맞지 않았고, 자동차회사의 입장에서는 금기시 되는 사항을 계속 추진했다. 환경오염을 줄이는 차, 안전장치를 보강한 차, 여성을 배려한 차를 주장하다 포드자동차에서 쫓겨났다. 또 독일 아우토반에서 속도제한 도입, 고속도로 건설규제 등을 서슴없이 주장하다 93년 폴크스바겐 사장자리에서도 밀려났다.하지만 그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튀는 사람의 창의성을 높이 산 경영철학으로 일관했다. 그 기본은 '사람중심'이다. 인간적인 경영, 비전 경영은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와 생산성 향상에 탁월한 약효를 발휘했다. 또 환경친화와 인간존중, 통찰력 등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경영자였다. 그의 탁월한 경영감각은 광고, 홍보에서도 나타난다. 예술을 이해하고 이를 광고나 홍보에 도입, 빅 히트를 기록한 그는 천재적인 판매 및 홍보전략의 예술가였다. 뛰어난 순발력과 미래에의 통찰력으로 무장한 그는 상식을 깨는 발언으로 언제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자사 이미지를 높였다.

그가 현직에 있을때 내놓은 수많은 아이디어는 당시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지만 대단한 탁견이었음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유럽자동차 회사들은 공기오염을 줄이는 차에 사업의 성패를 걸고 있고, 레저용차나 미니버스, 안전장치를 보강한 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국제환경단체인 국제녹십자(G.C.I) 사무총장으로 있는 괴드베르는 현직에서 보다 더 바쁜 인생을 살고 있다. 그의 사무실에는 유럽의 경영인, 정치인들이 줄을 서 있다. 컨설팅 자문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徐琮澈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