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의 패션거리(3)

"백화점에서 유행패션을 보고 난 뒤 인근 보세옷가게에서 비슷한 디자인을 찾아요. 그게 훨씬 싸거든요"

대구시 수성구 동아백화점 지산점 인근 상가.

이 일대 상권의 특징은 도보 이동이 가능한 지역 쇼핑공간이란 점. 상가 업주들에 따르면 이곳 쇼핑가를 찾는 사람중 절반 이상이 인근 아파트촌 주부다. 때문에 이 일대는 '아줌마'가 주고객으로 대접받는 곳이다.

10여군데 의류점들은 주부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고객 최소연령층이 20대 후반이다. 10대를 주고객층으로 하는 의류점은 아예 찾기조차 힘들다.

동성로 등 다른 곳은 주말 매출이 훨씬 높지만 이곳은 주말 매출이 오히려 줄어든다. 평일에도 저녁 시간대인 오후 7, 8시 이후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

대구의 대표적 중산층 주거지역인 이곳 상가에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IMF한파 이후 값비싼 수입의류점이나 국내 유명브랜드 의류점이 줄어든 반면 실속파를 위한 보세의류점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또 만화영화 주인공을 넣어 만든 각종 액세서리와 문구류를 파는 캐릭터숍도 성업중이다. 이들 캐릭터숍에는 반지.머리핀.머그잔 등 1만원대에 살 수 있는 상품들이 가득하다.

점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곳 보세의류점에서는 티셔츠류를 1만~1만5천원, 바지류를 2만~3만5천원, 스커트류를 2만~3만원에 내놓고 있다. 백화점이나 수입의류점과 비교하면 거의 10분의1 수준인 셈. 제품은 대부분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공급받는다.

보세의류매장인 K2를 운영하고 있는 김연숙씨는 "외환위기 이전 국내 유명브랜드 매장을 운영했으나 매출이 부진해 보세의류점으로 바꿨다"며 "주부들이 실용적인 옷을 더 많이 찾아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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