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프타임-태권도 '올림픽 금전선' 먹구름

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와 국내 태권도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에서 벌어진 99세계선수권대회에 감독으로 대표선수단을 이끈 오광웅대구시태권도협회부회장은 "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기량이 크게 향상돼 한국 태권도가 수년내로 위기를 맞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부회장은 한국이 시드니올림픽에 걸린 금메달 8개(남녀 각 4개)를 독식하려고 하겠지만 남자부 중량급과 여자부는 승산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남자 경우 태권도가 발 중심의 스포츠란 점에서 하체가 긴 서구 선수들에게 절대 불리하다는 평가다. 여자부는 국내의 저변이 취약한 반면 대만, 중국이 '한국 타도'를 기치로 국가적 차원에서 선수를 집중 육성, 만만찮은 실력을 갖췄다는 것.실제로 한국은 99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8개 전체급에 출전했으나 남자 2개, 여자 5개 체급에서 금메달을 놓쳤었다. 이 대회에서 대만과 스페인, 이란은 금 2개씩을, 멕시코는 금 1개를 획득했다.

심판 배정에서도 종주국의 특혜를 더이상 누릴 수 없는 입장이다. 국제심판자격을 획득한 외국인이 많이 늘어 99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전체 심판 40명중 4명을 배정을 받았을 뿐이다.

한편 대한태권도협회는 오부회장 등의 경고에 따라 2000년 시드니올림픽 태권도 세계예선(8~11일 크로아티아)에 참가하는 대표선수 2명을 국내 선발전 우승자에서 세계대회 경험이 많은 기존 대표선수로 전격 교체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국내 예선전에서 우승한 박형래(도시철도공사)와 이정민(송곡여고)을 전 국가대표이자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한 김제경(에스원)과 조향미(인천시청)로 교체한 것.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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