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에 댐을 만들기도 전에 벌써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동강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온다. 아름다운 동강의 모습을 보러 온 많은 관광인파가 동강의 환경파괴에 대한 주범이라고 한다.
한때 동강에 댐을 건설한다는 소식과 그러한 소식에 우려를 표명하는 환경단체들의 목소리를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수자원의 확보를 위하여 자연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당위성과 그 반대 급부로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인한 위험성을 언론이 기민하게 보도하는 것은 환경을 감시하여야 하는 소명을 맡고 있는 언론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일이 이쯤에서 끝났다면 우리는 언론이 보여준 사회적 책무의 완수에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동강에 대한 보도 이후에 보여준 언론의 태도는 동강을 보존해야 한다는 구실 아래 언론들사이의 열띤 취재 경쟁이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동강에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특집 프로그램으로 앞다투어 방영하였다. 신문도 이에 뒤질세라 동강의 신비를 벗긴다면서 동강의 모든 것을 낱낱이 들추었음은 물론 관광의 명소로서 동강을 소개하였다. 동강에 많은 관광인파가 모인 이면에는 이러한 언론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음을 부인키 어려운 대목이다. 언론이 동강의 환경을 훼손시키는 데에 상당히 일조를 했다는 말이다.동강의 자연파괴에 경각심을 일깨워 준 언론이 동강의 훼손에 대한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동강에서 약도 주고 병도 심어준 꼴이다. 신문을 읽지 않거나 혹은 텔레비전을 보지 않으면서 단 하루를 지내는 것조차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우리 모두 예외없이 언론의 그물망에 갇혀서 살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매일 언론에 접촉하고 있으니 언론이 지니는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동강에 대한 언론의 보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때로는 언론의 지나침으로 인하여 그 맡은 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 같다. 보다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여 사회적 공기로서 그 책무를 다하는 언론이 되었으면 한다.
〈영남대교수·매체정보학〉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