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윌인가 월인가 하는 영화가 무슨 영화입니까?"라고 한 극장관계자가 물어왔다. "70년대 영국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영화화한 것으로…" "그럼 뮤직 비디옵니까?" "그렇죠, 그렇지만 그 수준을 뛰어넘어…" 설명을 더 듣지도 않고 한마디로 잘라버린다. "그럼 장사가 안되겠네"
극장 관계자와의 대화는 늘 이런식이다.
'영상미학의 전복자'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는 알란 파커감독이 82년도에 만들었던 영화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Pink Floyd The Wall)이 7월 대구에서 개봉된다. 그것도 극장관계자들의 '일관된' 외면으로 일반극장이 아닌 대백예술극장(대백프라자 11층)을 통해 겨우 대구관객들에게 소개된다.
17년만에 해금, 국내 개봉되는 '더 월'은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더 월'(The Wall)의 곡들을 해석, 영상으로 옮긴 것으로 음악과 애니메이션이 어우러진 음악영화.
반전, 반파시즘, 반획일적 교육등 사회비판적인 저항요소가 강해 국내 수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록음악팬들과 영화마니아들은 80년대 대학가와 대구시내 음악감상실을 통해 목을 추겼고, 엄청난 충격에 한참을 헤맸던 바로 그 영화였다.드라마는 러닝타임 96분을 잇기 위한 보조 장치일 뿐이이다. 그래도 줄거리를 훑어보면 이렇다.
LA의 한 밀폐된 호텔방에서 과도한 마약과 존재의 무의미에 침몰해 가던 록스타 핑크가 감정을 폭발, 환상속에서 파시스트의 우두머리가 돼 심판을 받는다는 줄거리다.
총 4개의 섹터로 나눠진 이야기는 약 20년의 시간대를 담고 있다. 영화의 대사(사실 대사도 아니다)는 '더 월'에 담긴 노래의 가사로 채워지고 있으며 스토리텔링보다는 포악적인 영상과 프로그래시브(전위적인) 록음악이 볼 만(들을 만)하다.특히 마지막 섹터에 등장하는 제랄드 스카페의 애니메이션은 실사(實寫)로 설명이 어려운 성난 이미지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획일적인 교육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데모와 교사를 폭행하는 장면, "교육은 필요없어…"(We don't need no education…)라는 가사를 담고 있는 곡 'Another Brick in the Wall:part2' 에서 아이들이 정육점의 고기분쇄기로 들어가는 장면 등이 특히 충격적. 핑크역을 맡은 밥 겔도프는 이 영화이후 쟁쟁한 가수들을 규합, 'We are the World'를 기획해 노벨평화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7월 5일부터 15일까지(9,10,11,13일 상영없음) 오후 2시, 4시30분, 7시 상영. 문의 053)420-8019.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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