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와 어린 자녀들만 있는 가정집에 침입, 6세 남자 어린이를 납치한 뒤 거액을 요구한 20대 용의자가 범행 17시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납치된 어린이는 용의자의 차안에 감금돼 있다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출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2일 이 사건의 용의자로 변창익(23·대구시 남구 봉덕동)씨를 붙잡아 협박용 녹음테이프 등을 증거물로 확보,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특정 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인질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 발생용의자 변씨는 1일 밤 9시30분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남양초교 인근 문모(40·택배업체 대표)씨 집에 담을 넘고 들어가 열린 현관문을 통해 집안으로 침입했다. 변씨는 거실에서 TV를 보던 문씨 아내 김모(38)씨와 딸(12)의 눈과 입을 미리 준비해간 청테이프로 붙이고 손발을 묶은뒤 현금 10만원과 신용카드 등이 든 지갑을 훔친데 이어 안방에서 잠자던 아들 문모(7)군을 안고 나왔다. 변씨는 "경찰에 신고하면 얘가 다친다. 다음날 아침 10시30분쯤 전화를 걸테니 5천만원을 준비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협박용 녹음테이프와 소형녹음기를 남긴 뒤 김씨에게 집 전화번호를 묻고 집 밖에 세워둔 자신의 대구28러 5716호 프린스 승용차에 문군을 태워 달아났다.
▨범행 후 행적문군을 납치한 변씨는 대구시 서구 평리동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잔뒤 2일 오전 9시쯤 문군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자신의 승용차로 시내를 배회하던 변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인근에서 공중전화로 문군의 아버지에게 연락, 낮 12시까지 현금 5천만원을 갖고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문 앞에 나올 것을 요구했다. 변씨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문군의 아버지 휴대폰에 10~30분 간격으로 11차례 걸쳐 연락을 취하면서 돈을 재촉하는 한편 약속 장소를 달서구 신당동 도로공사장 인근으로 옮기는 등 경찰의 수사망을 따돌리려 애썼다.
▨경찰수사 및 검거1일 밤 9시45분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인이 피해자의 집에 협박전화를 할 것에 대비, 발신지 추적장치를 설치하는 한편 대구시내 곳곳에 인력을 배치, 검문검색 활동을 벌였다. 경찰은 범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통화시간이 짧아 발신지 추적에 실패했으나 최초 약속장소 주변에 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검거팀을 내보냈다.용의자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영업용 택시 6대를 빌려 형사 20명을 현장 인근에 배치하는 한편 수사지휘부가 현장 주변 건물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용의자의 접근 여부를 살폈다. 이날 오후2시40분쯤 용의자의 지시에 따라 문군의 아버지가 달서구 신당동 공사장에 세워진 굴삭기 안에 현금을 갖다두자 변씨가 접근, 돈가방을 갖고 인근에 세워둔 자신의 차에 탔으며 이 순간 6대의 택시가 변씨 차를 에워싼 뒤 격투끝에 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범행동기와 범행준비경찰조사 결과 변씨는 지난 98년 1월 군제대 후 5개월 정도 농약제조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다 실직한 후 200만원 빚을 지는 등 생활고를 겪게 되자 범행을 결심했다. 변씨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중산층이 많이 사는 지산동 일대를 답사하면서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문씨 가족을 범행 대상으로 선정, 4차례에 걸쳐 피해자 가족의 일과를 수첩에 기록하는 등 치밀한 범행준비를 해왔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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