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끼리 추월경쟁을 벌이다 신혼부부를 엽총으로 무참하게 살해한 사건은 우리의 그릇된 '운전문화'가 이런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경종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운전문화'는 차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에 비해 역진(逆進)현상으로 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번 사건은 끔찍한 살인의 결과를 가져온 극단적인 실례에 속하지만 이같은 추월경쟁은 전국 어디에서나 거의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번 사건이 추월경쟁에서 빚어진 일이지만 대도시의 복잡한 도로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리한 끼어들기, 차선변경을 비롯한 사소한 추돌사고 등으로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큰소리를 치거나 멱살잡이를 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숱한 '감정대립'중의 하나가 바로 살인으로 일어난 것이 이번의 삼척 비포장도로 추월경쟁이다. 말하자면 '욱'하는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곧이곧대로 표출한다면 전국에서 거의 매일 살인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소지가 많은게 우리 '운전문화'의 현주소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왜 이같은 그릇된 '운전문화'가 만연되고 있는가에 있다. 본격 마이카 시대가 시작된지 20년 남짓한 동안 차량은 우리나라 총인구의 약4분의1인 1천만대를 돌파할 만큼 폭증추세였지만 그에 따른 '운전문화'는 거의 원시수준이라 할 만큼 균형이 깨진데서 문제가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이의 근본원인은 자가운전자들이 면허증을 따는 교육과정에서부터 잘못되고 있다.대부분의 운전학원에서 가르치는건 운전기술에 국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운전교육의 맹점이 오늘 우리의 그릇된 '운전문화'를 키워온 원천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학과교육엔 법규준수와 교양을 이수하도록 돼 있고 이를 강조하고는 있지만 가르치는 쪽이나 배우는 쪽 양자의 관심은 '면허시험합격'이라는 과실밖에 없으니 정작 중요한 법규준수와 교양은 통과의례에 불과할뿐이다. 결론적으로 운전기술자들만 양산한 결과가 끔찍한 살인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른바 '조급증'이라는 한국병이 낳은 또하나의 엄청난 대가를 치른 것이다.
물론 차량증가 속도에 걸맞게 도로교통 여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현실도 그릇된 '운전문화'양산에 한몫하고 있고 교통단속의 현실도 '함정'을 파놓고 위반을 솎아내는 단속위주의 교통문화도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런 추세속에 폭주족까지 등장하는 마당이다.
이대로 뒀다간 어떤 재앙을 부를지 모를 그릇된 '운전문화'는 하루빨리 고쳐야 할 악습이다. 당국도 건전화를 유도할 장.단기의 대책도 세워야겠지만 근본문제는 운전자 스스로 법규준수를 철저히 지키는 선진 시민의식의 고취가 절실하다는게 이번 사건이 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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