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둑계의 가장 오래된 기전 본인방전의 새로운 주인공이 된 조선진(29) 9단은 일본에 건너간 지 17년만에 뜻을 이룬 대기만성형 기사.
1970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난 조선진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바둑 돌을 손에 잡은 뒤 12세 무렵이던 82년 현해탄을 건너 바둑유학을 떠났다.
안도 다케오(安藤武夫) 9단의 문하생으로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한 조선진은 84년 일본기원의 관문을 뚫고 프로기사가 됐지만 초년시절 바둑 성적은 예상밖에 신통치 않았다.
자신보다 4년이나 늦게 일본을 건너온 유시훈(28) 7단이 94년 천원, 96년 왕좌타이틀을 획득했지만 조선진은 어디까지나 '황소 걸음'이었다.
그러나 98년 마침내 '입신의 경지'인 9단으로 승단하면서 바둑에 새로운 눈을 뜬 조선진은 제54기 본인방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관록의 히코사카 나오카 9단을 불계로 물리치고 도전권을 획득, 한국인끼리 도전기를 연출했다.
조선진은 '우주류의 대가'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이나 '철저한 실리주의자' 조치훈처럼 아직 자신만의 독특한 기풍을 확립하지 못했지만 매번 최선의 수를 찾으며 균형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조치훈이나 이창호, 조훈현 등 '천재형 기사'들과 달리 나이가 들수록 바둑의 두께가 두터워지는 대기만성형인 조선진은 일본 바둑계에서 조치훈 9단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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