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이건희 회장 사재 추가출연 입장은 그룹내 실력자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사재 추가출연 불가입장을 밝힌지 불과 몇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삼성의 입장 선회가 실제로 이 회장의 사재를 더 내놓기 보다는 정부와의 갈등구도를 벗어나겠다는 바람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삼성생명의 주식가치가 삼성이 추산한 주당 70만원을 밑돌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작용했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삼성생명의 조기상장을 공론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 역시 이같은 분석에 일부 동의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이수빈회장은 오찬자리에서 사견을 전제로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더 내놓기 어렵다는 점을 말했을 뿐"이라면서 "이로 인해 삼성이 마치 정부에 대결하는 것처럼 비쳐진 것이 입장 선회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은 국내외 4개 평가기관으로부터 삼성생명 주식이 주당 7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채권단이 평가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이 내놓기로 한 400만주가 2조8천억원을 넘었으면 넘었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시말해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더 내야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 조기상장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서는 삼성은 "삼성생명 주식은 상장 여부를 떠나 70만원의 가치를 넘는다"면서 조기상장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남는다. 이수빈 회장이 7일 오찬기자간담회에 이어 8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추가출연 불가입장을 밝힌지 몇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이 입장을 선회한 점은 삼성의 치밀한 의사결정구조를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이수빈 회장의 오찬간담회를 통해 사재추가 출연 불가입장을 '흘려' 여론의 반응을 살피려했던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당장 언론들이 정부와 삼성이 갈등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고 7일 오후 해외에서 돌아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삼성에 대해 결자해지의 자세를 강조하자 추가출연 검토로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이들의 추정이다.
삼성의 금융부문을 주도하고 있는 이수빈 회장과 그룹 구조조정본부를 맡고 있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으나 삼성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삼성은 추가출연 검토입장을 공표함에 따라 어쨌든 적지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채권단 평가에서 주당 가치가 70만원을 밑돌 경우 이건희 회장은 경우에 따라서 삼성생명 지분중 남은 6%를 모두 내놓아야 하는 지경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또 이수빈 회장이 간담회에서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자본이득 분배 문제를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도 삼성생명 주식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삼성 관계자들은 "자본이득을 계약자에게 나눠줄 경우 상장초기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질수 있으나 삼성생명의 내재가치상 곧 주가를 회복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재계는 자본이득 분배문제와 관련, 교보생명이 최근 "정부가 허용한다면 계약자들이 공모주 청약에 참여토록 하겠다"고 밝힌데 주목하고 있다. 삼성 역시 이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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