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도급 업체 집념으로 부도 아파트 살려냈다

시공회사 부도로 수년동안 방치돼 있던 공사현장을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를 마무리해 건설업계의 새로운 IMF 극복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96년 12월 부도를 맞은 협화주택의 50여개 협력업체는 시지협화타운(234가구), 칠성동 협화맨션(96가구)의 공사 중단으로 146억여원의 피해를 입었다. 원청업체가 부도나면 하도급업체는 지상물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지만 공사 대금을 받기는 어려워진다.

그러나 협화주택의 협력업체단(회장 권상진.서우주택 대표이사)은 미수금 146억원 중 상당액을 포기하고 60% 공사진척도를 보이던 시지현장을 완공시키기로 했다.권상진 회장과 김중기(서우주택 부사장) 부회장은 1년6개월동안 주택공제조합(현 대한주택보증), 건설교통부 등을 50여차례 오가며 공사재개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협력업체 스스로 손해를 감수하며 공사를 하겠다는 것에는 법원, 시청, 구청 등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협력업체 회장단은 사업시행을 위해 서우주택을 설립한 뒤 1군업체 우방을 새로운 시공자로 결정, 지난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5% 진척도를 보이며 공사가 중단돼 있는 칠성동 협화맨션(96가구)도 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재개, 2000년 6월까지 입주를 마치기로 했다.50여 협력업체는 채권 상당액을 포기한 덕분에 12월에 29억여원의 미지급 대금을 받고 내년 상반기까지 29억원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권상진 회장은 "지역경제활성화에 자그마한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것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