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과 97년 도입된 주가지수 선물·옵션거래와 프로그램매매는 현물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가지수 선물·옵션시장의 규모는 현물시장의 2~4배에 이른다. 프로그램매매의 경우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는 0.5%에 불과하나 미국은 7%, 일본은 16%나 된다. 최근 현물시장의 폭·등락 현상도 선물·옵션거래 및 프로그램매매와 연관이 깊다. 기관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선물·옵션만기일을 전후 매매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은 현물투자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선물·옵션거래와 프로그램 매매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 따라서 선물·옵션거래를 하지않더라도 선물·옵션을 알아야 제대로 현물투자를 할 수 있다. 선물·옵션전문가들이 선물·옵션거래와 프로그램매매의 전모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선물은 '첨단'에다 '파생'이란 수식어까지 붙은 금융상품이어서 복잡하게 느끼기 쉽다. 그러나 기본 작동원리는 놀라울 만큼 간단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선물의 출발점이다. 보다 쉽게 '채소 밭떼기거래'를 사례로 들어보자. 상인의 입장에선 흉작으로 채소값이 폭등할 경우 수확기때 비싼값을 치러야 한다. 반면 태풍을 만나 작황이 부진할 경우 농민은 수확할 채소가 없을 수 있다. 상인과 농민은 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사람들은 미래에 사고 팔 물건값을 현재시점에서 고정시키려고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영어로 선물을 표현하는 단어는 'Futures'다. 'Futures'는 단어자체가 미래라는 의미를 담고있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한자로서 '선(先)'이 과연 미래를 표현하는지 '후(後)'가 미래를 표현하는지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선(先)'보다는 '후(後)'가 미래를 나타내는데 쓰인다. 따라서 '선물(先物)'이 아니라 '후물(後物)'이어야 옳다. 그런데도 선물(先物)로 쓰는 것은 일본인들이 'Futures'를 선물(先物)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그들어 언어습관상 후물(後物)이란 단어가 맞지않아 '선(先)'자에 '앞선다'는 의미도 있는 점을 감안, '선물(先物)'이란 단어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어쨌든 선물과 현물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시점이다. 즉 현물은 현재시점, 선물은 미래시점에서의 거래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현재이고 어디부터가 미래일까? 선물과 현물을 구분하는 시점은 무얼까? 주식시장에서 오늘 한전주식을 4만8천원에 매수했다면 이틀후까지 매수대금을 결제해야 한다. 따라서 이틀후 매입할 한전주식값을 오늘 결정했으므로 선물거래로 봐야 할까.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이것을 현물거래로 취급한다. 주식시장에선 거래후 2영업일내 결제가 되는 것은 현물거래, 이를 넘어설 경우 선물거래로 간주한다.
외환시장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가 통상 환율이라고 하지만 환율엔 3가지가 있다. 거래후 당일내에 결제해야 하는 당일물(Value Today) 환율, 거래후 하루내에 결제하는 익일물(Value Tomorrow)환율, 거래후 이틀내에 결제하는 스팟물(Value Spot)환율 등이 그것이다. 외환시장은 3가지 환율을 모두 현물거래로 보고 T(기준일)+2일을 넘어가는 거래는 선물의 영역으로 간주한다.
국내 채권시장의 경우 거래를 하면 당일에 결제해야 하며 T+1일부터 선물로 간주하는 반면 해외 채권거래는 T+6일부터 선물거래로 본다. 이상에서 보듯이 현재와 미래라는 개념으로 현물과 선물을 구분한다. 그러나 실제 거래에선 현물과 선물을 구분하는 분명한 시점이 없다. 대신 상품별로 관습에 따라 현물과 선물을 구분하고 있을 뿐이다.
하태형〈LG선물(주)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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