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산업은 지역 특화산업이면서도 천대받아온 산업이다. 우리나라 최대 안경 집산지이면서도 변변한 상표 하나 없다는 것이 그 실상을 짐작케 한다.
그래도 미약하나마 산·학계의 자구노력이 최근들어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국제전시회 출품, 자체상표 개발, 해외시장 동향 파악 등에 나서고 있다.
수출업체 모임인 안경수출협회는 지난달 안경산업 육성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가진 데 이어 9일에는 대구보건대 회의실에서 이탈리아에서 온 길베르토씨로부터 양국 안경산업의 협력방안을 들었다.
일부 업체들은 자체상표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여 업체는 해외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박람회에 출품할 예정이다.학계는 취약분야인 소재 및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 설립과 육성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 등을 준비중이다.
대구보건대는 안경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마련을 위해 조합·단체·대학·중소기업청·정부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대학 자체로는 디자인 및 용접분야를 학과목으로 신설키로 했다.
영진전문대도 올해 안경디자인 과목을 신설하는 등 산·학협동체제 구축을 적극화하고 있다.
산·학계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아무런 역할을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종합 육성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정도며 현재로선 특별한 지원책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밀라노 프로젝트의 10~20%에 해당하는 사업비만 투자해도 지역 안경산업은 세계화될 수 있다. 경공업의 특성상 작은 투자로도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어 중소기업 육성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진양엔터프라이즈 강인성 사장은 "밀라노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인 패션산업 강화를 위해서도 안경 밀라노 프로젝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만연해 있는 폐쇄성과 패배감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보건대 김상연 교수는 "소재 및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만드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안경 밀라노 프로젝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논의들을 한데 모아 구심점을 형성해줘야 한다.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역경제 살리기'의 열성을 안경 밀라노 프로젝트로 구체화시켜 지역 특화산업의 숨통을 틔워줘야 할 것이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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