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 문화파일-궁핍한 시대의 전업작가

음대를 지망하는 딸애와 함께 피아노 독주회에 간적이 있었다. 관객이 200명쯤 돼보였다. 그러나 나중에 연주회가 끝난 다음 리셉션장에서 안 일인데 이날 독주회에는 90%이상이 무료 초대권으로 입장했고 나머지 사람도 말이 유료지 거의 공짜표 가지고 온 가족 친지들이 태반이라고 한다. 연주회를 연 사람은 자비를 들여서 독주회를 한것이다. 이런 경우 한번에 800만~1천만원정도의 공연료가 든다는데 그러면 왜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이런 연주회를 여는걸까.

음악이나 무용계에서는 대학의 교수임용 및 평가기준에 이런 공연실적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음악회, 무용 발표회, 미술작품 전시회 등등이 순수 공연보다 실적쌓기용인 것이다.

결국 예능계 지망자들은 좋건 싫건 비싸게 자비를 들여 이런 행사를 치러야 어디서 행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제살깎기 행사는 한마디로 거품이다.

이건 부끄러운 우리나라 교육현장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외국에선 교수와 직업무용가, 교수와 직업연주자는 확연히 구분한다는데. …왜 교수에게 공연실적을 요구하는건지…이런거품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다.

윤용숙(대구시 서구 이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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