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장충격이 우려된다며 5대 재벌 금융계열사의 자금독식을 바라만 보고 있던 정부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금감원은 손해보험사를 제외하고 증권, 투신, 생명보험 등 감독권내에 있는 5대그룹의 2금융권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3분기와 4분기에 계획돼 있는 5대 재벌 금융계열사에 대한 종합 또는 부문검사를 10월까지 앞당겨 몰아서 실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이번 검사에 상당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
금감위는 그동안 재무구조개선약정이나 회사채.CP발행 제한, 주가조작 조사, 뮤추얼펀드 신설 금지 등을 통해 5대 재벌을 압박하긴 했으나 검사권을 발동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도 재벌 투신사의 지배력 남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정그룹의 계열펀드가 다른 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 의결권 행사를 통해 경쟁사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등 지배력을 남용하는 사례가 일부 기업에서 나타나고 있어 이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왜 칼 뺐나= 5대 재벌의 2금융권 지배력이 갈수로 심화돼 자칫 통제불능에 빠져들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2금융권에 대한 5대 재벌의 시장점유율은 증권.신용카드업의 경우 이미 50%를 넘어섰고 보험업도 5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투신업의 경우 현대.삼성.대우.SK.LG의 수탁액은 지난 5월말 현재 77조3천억원으로 전체 투신수탁액(248조9천억원)의 31%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전인 지난 97년 3월에는 5.3%에 불과했었다.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이 모집해 현대투신운용이 운용하는 바이코리아펀드는 수탁액이 9조원을 돌파했다. 공룡의 단계를 넘어 매머드화하고 있는 셈이다.
5대 재벌이 주식.채권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총액은 지난 4월말 현재 92조원으로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70조2천200억원보다 22조원이 많다.
금감원은 재벌이 2금융권에 몰리는 자금을 활용, 일반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공정거래질서를 위협하고 계열사의 주식 등에 과다하게 투자해 자산운용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무엇을 검사하나= 금융사와 계열사간의 편법 자금거래와 계열사에 대한 특혜성 자금지원 또는 자금관리행위, 계열사 유가증권의 인수지원 등이 중점 점검된다.예컨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생명의 삼성자동차 금융지원과 같은 사례가 검사의 주 타깃이다.
또 재벌펀드가 계열사의 주식이나 회사채를 과도하게 사들인 것도 단속 대상이다. 이는 펀드의 자산건전성을 해칠뿐만 아니라 해당 계열사의 주가관리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회사채를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것도 특혜지원에 포함된다. 고객이 맡긴 돈을 까먹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금융계열사간 콜 거래나 펀드가입도 점검 대상이다. 내부 자금거래로 탈.불법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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