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꼴치 탈출' 특명

"오늘부터 무기한 전원합숙"99 바이코리아컵 K-리그 꼴찌팀 포항스틸러스가 팀창단 이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내린 비상 처방전에 들어갔다.

포항은 지난 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4대0으로 대패하고 10일 전북과의 경기에서는 3대2로 역전패했다. 이후 구단 사무실에는 성난 팬들의 비난전화가 쇄도하고 인터넷에는 감독경질을 요구하는 장문의 게시문도 등장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열린 12일 구단관계자 회의. 위기감과 절박감.침울함이 억누른 이날 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총체적 부실이었다.

기대주로 꼽혔던 백승철.박형주.율리안은 시즌개막 이전부터 줄줄이 부상당해 전력약화를 불러왔고, 이동국은 잦은 대표팀 차출로 이미 체력이 소진된 상태.

여기다 지난 시즌까지 궂은 일을 도맡았던 안익수와 공문배.서효원은 은퇴했고, 미드필더 최문식(전남)과 용병 자심(중국 이적 추진중)도 팀을 떠나 베스트 11명을 선발하기도 버거운 상황을 맞았다. 심지어 한 경기에 신인 7명이 스타팅 멤버로 나서기도 했다.

박성화 감독은 "A를 기용했으나 부진해 B를 넣어보고, 그것도 안돼 C를 써보고, 또 결과가 좋지 않아 다시 A를 넣는 식의 선수기용 과정에서 팀워크가 흐트러졌다"고 했다.

게다가 데니스, 샤샤, 마니치 등 다른 팀들의 용병들은 펄펄 나는데 포항의 율리안이나 둘카는 존재이유 마저 의문을 줄 정도로 팀 기여도가 미약한 것.

더구나 이달말일이 선수등록 만료일이어서 용병이나 타구단 선수 영입도 물리적 시간부족으로 사실상 불가능해 현재의 선수들로 올시즌을 끌고 갈 수밖에 없는게 한계다.

'꼴찌탈출'. 12일 회의를 통해 포항이 정한 1차 목표다.

이를위해 12일부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프로'의 자존심을 스스로 버리고 무기한 합숙에 들어갔다. 또 박성화감독은 1군을 전담하고 최순호코치를 2군 감독으로, 2군 훈련을 맡아왔던 윤덕여 코치를 1군으로 올리는 등 코칭스태프의 보직도 대폭 변경했다.

이같은 극약처방이 어느 정도의 약효를 발휘할지가 남은 관심거리다.

〈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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