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침묵의 JP

김종필(金鍾泌) 총리는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합의'라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철저한 함구로 일관했다.

김 총리는 14일 세종로 청사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언론보도의 사실여부를 묻자 다소 굳은 목소리로 "별소리를 해도 내 입에서 나올 말은 없다"며 더이상의 질문을 막았다.

김용채(金鎔采) 총리비서실장도 "총리께서 아무 말씀을 하지 않는데 내가 말할입장이 아니며, 총리도 총리실 측근은 말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대답을 피했다.이같은 총리실의 분위기는 내각제 얘기만 나오면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거나 '내각제 약속을 지키기 않으면 공동정권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종전의 모습과는 딴판이어서 수면아래 기류의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총리실 직원들도 김 총리가 내각제 개헌보다는 공동정권 유지에 주안점을 두어 정국을 운영할 경우 총리실 위상과 여여공조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미리 가늠해보기에 분주했다.

한편 자민련의 김현욱(金顯旭)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세종로 청사 집무실로 총리를 방문, 총리의 정확한 의중을 타진했으며 이양희(李良熙) 대변인 등 상당수의 자민련 관계자들은 삼청동 총리공관이나 집무실, 총리 비서실장실 등으로 전화를 걸어 진상을 파악하는데 매달렸다.

그러나 총리실 관계자들은 김 총리가 당분간 침묵을 지키며 자민련내 내각제 강령론자들의 태도변화를 지켜본 뒤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설득에 나서는 등 '8월말 시한'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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