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릭지구촌-동토 남극대륙

면적 약 1천400만㎢, 연평균 영하 23℃, 가장 추웠던 기록은 영하 89.6℃, 가장 가까운 도시가 비행기로 3시간 걸리는 곳.

외관을 보아서도 가고 싶은 생각이 싹 가시는 남극대륙.

이곳에 버려진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만 각국이 경쟁적으로 기지를 건설한 탓에 꽤 많은 사람들이 남극에 상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종기지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일본 등 18개국이 42개의 월동기지와 하계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세종기지에 15명 내외의 대원이 파견되고 있어 대충 남극에 상주하고 있는 인원이 짐작된다.

그중 하나로 남극점에 가장 근접해 있는 미국의 아문센-스코트 기지.

최근 비행기로 긴급 의료품을 공급받은 이 기지의 41명 대원들의 이야기와 공수 당시의 급박한 주변상황은 이 땅이 얼마나 위험하고 격리된 곳인가를 잘 보여준다.

남극은 3월21일에 해가 지면 9월21일까지 6개월동안 해를 구경할 수 없는 곳.

이 대원들은 해가 지기 전인 지난 2월 15일 이곳에 도착했지만 한 여성대원이 심하게 병들어 어쩔 수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의약품을 공중 공수 받기로 했다.문제는 혹한이 몰아치고 얼음과 어둠으로 뒤덮인 땅에 도저히 비행기가 착륙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영하 80℃로 내려갈 경우 각종 오일과 연료 등이 얼어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작전(?)을 지휘한 미 공군 국가방위대의 그래함 프리처드대령은 "한사람을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너무나 위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의료품을 공급받은 대원들은 향수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월 자신들이 타고 온 비행기를 마지막으로 외부 물체를 본 것은 원래 10월 26일쯤에 올 계획이었던 이 비행기가 처음이었다.

전자메일을 보내온 조엘 미칼스키 대원은 "공수비행기 내부의 불빛에 비친 사람들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지만 우리와는 다른 사람인 것 같았다" 며 "그때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격리돼 있는지 알 수 있었으며 북받치는 감정에 숨이 막혔다"고 전했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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