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주부취업

시대가 주부를 취업전선으로 부르고 있다. 어찌보면 일하고 싶은 여성이 넘치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한 일인지도 모른다. 기계 중심적인 사회가 인간의 감성에 초점을 맞춘 휴먼웨어(humanware) 시대로 변화하면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지닌 핑크컬러 근로자(pink color worker)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얼마전 여성 월드컵 축구가 세계의 스포츠 팬을 열광시켰다. 그것은 스포츠 마케팅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놀라운 변화를 실감한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놀라운 증가속도와 그 분야에서 발휘하게 될 여성의 리더십이 이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또한 21세기의 유망한 직업은 여성의 의존도가 높은 업종으로 여성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은 기업이 소비자 중심으로 시스템을 바꾸면서 영원한 소비자인 여성을 의식하는 경영을 하기 때문이다. 직업을 통한 보람과 삶의 가치는 경제력 이상의 힘을 가진다. 얻어먹는 밥보다 해먹는 밥이 떳떳하고, 지엽적이긴 해도 친정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전업주부가 취업을 하려 할 때는 이보다 더 절박한 이유가 많다. 생계를 위해 가장의 역할을 대신할 때 노동능력이 없는 가족의 부양대책으로 직업 갖기를 희망한다.

요즘같은 경제위기하에서는 일하지 않는다는 것은 죄를 짓는 것 같은 송구함을 느끼기 때문에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업훈련기관이라도 찾는 것이다. 텔레마케팅, 관광안내, 의류리폼사, 단체급식, 세무, 관세 사무 등 여성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도 많다. 종사형태 또한 다양해서 파트타임, 계약근로제, 파견근무제가 늘어나고 있고, 재택근무도 확산되고 있다. 전문분야 일수록 프리랜서, 컨설턴트형의 근무형태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기업의 인건비 절감노력과 전문인력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고용관리적 측면도 있지만, 주부의 입장에서 보면 가정과 직장을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여성의 취업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유독 주부에게만 특별한 대우나 기대를 걸 필요는 없다. 다만 일반적인 시각과 평가기준에서 그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중요해지길 바랄 뿐이다.

〈(사)여성자원금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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