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의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시사로 비롯된 자민련내 내분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김총리의 노력이 주효했던 것이다. 또 김총리가 "내가 당에 복귀할 것 같나, 8월중으로 정계에 큰 일이 있을 것"이라며 충청권 의원들을 압박한 것도 작용했다.
충청권 의원들은 이날 김총리와의 결별까지도 각오한듯 보스인 김총리를 강도놓게 비난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재선의원의 후원회행사장은 김총리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 반발의 선두에 선 김용환수석부총재는 "작금의 정치상황이 답답하고 한스럽다"며 "새로운 기수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말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인구부총재는 '신의'와 '소신'을 강조하면서 "어떤 나이든 사람처럼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을 따라다녀서는 안된다"고 김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충청권의 반발은 오후들면서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김총리가 이날 총리공관으로 이양희, 김선길,변웅전의원 등을 차례로 불러들여 각개격파를 시도한 것이다. 이날 오후 박태준(朴泰俊)총재가 귀국하는 공항귀빈실에는 중국을 방문중인 김현욱사무총장을 제외한 당 3역과 충청권 의원들도 다수 모습을 보여 변화가 감지됐다.
이날 밤에는 충청권 의원들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김총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결의를 모으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다음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총의를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김수석부총재와 강창희총무 등 강경파들도 "연내 개헌 관철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어떤 경우에도 김총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했고 충청권 의원 20여명에게도 이같은 뜻이 전달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김수석부총재는 16일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석부총재를 비롯 내각제추진위원장직 등 모든 당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형태는 내각제 사령관인 자신이 연내 내각제 개헌 무산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지만 이 역시 JP에 대한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게다가 김부총재 측근인 이인구부총재도 "나 역시 당직을 사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당내 파문이 완전히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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