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파선의 키 놓쳐버릴 위기

검찰수사에서 임창열 경기지사의 수뢰혐의가 일부 확인되면서 이제 막 쓰기 시작한 그의 정치이력이 짧은 호흡으로 일단락 지어져야 할 운명에 놓이게 됐다.

김대중 대통령의 깊은 신뢰속에 민선 도지사로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그가 어떤인생을 살아왔고, 함께 조사를 받고 있는 부인 주혜란씨와는 어떤 인연을 이어왔는지가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46년 서울에서 태어난 임지사는 경기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4년 뒤인 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의 길로 접어든다.

72년 첫 결혼생활을 시작해 딸 둘을 얻었으나 부인과 뜻이 맞지 않아 14년만에 합의이혼한 뒤 재무부의 IMF(국제통화기금) 대리이사 파견근무중이던 91년 미국 워싱턴에서 주씨와 만나 두달만에 재혼한다.

임지사는 지난해 5월 출간한 자서전 '난파선의 키를 잡고'에서 서울시 산하보건소장이던 주여사는 당시 평민당 총재이던 김대통령과는 여성문제 등을 의논할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으며 김대통령은 '둘 사이를 부부의 끈으로 이어 준 고마운분'이라고 밝히고 있다.

임지사는 재혼후 재정경제원 차관과 통상산업부 장관을 거쳐 97년 11월 재정경제원 장관 겸 부총리로 승승장구한다.

이들 부부의 결혼생활도 여성의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임지사의 배려로 지난해 여름까지도 순탄하게 이어져 왔다.

그후 금슬좋던 부부 사이는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으며, 주씨의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성격이 갖가지 구설수를 부르면서 관계가 나빠졌다고 측근들은 말한다.

저돌적이면서도 감각있는 관료로 인정받아온 임지사는 환란위기 상황에서 경제부총리로 발탁되면서 '금융위기의 소방수'와 '환란의 책임자'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 1월 경제청문회에 증인으로 불려나가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과는 대통령 후보이던 97년 11월 21일 처음 대면한 뒤 당선된 이후 환란수습을 위해 머리를 맞대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어 6.4 지방선거에 출마,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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