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내린 탈주극-권총 겨눈 뒤 업어치기로 제압

신창원이 은신했던 아파트 2층 베란다를 통해 진입, 신을 검거한 전남 순천경찰서 형사계 폭력반장 이만근(46)경사는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라며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신고를 했던 렌지후드 수리공을 앞세워 '더 고칠 것이 있다'는 말과 함께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신창원은 문을 열어주지 않더군요. 10여분동안의 기다림 속에 베란다를 통해 진입하라는 수사과장의 지시가 떨어졌고 폭력반 형사 2명과 함께 베란다를 올라갔습니다"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신창원이 안방에서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고 이반장은 곧바로 거실로 들어가 신창원의 왼쪽 관자놀이에 권총을 겨눴다. 이반장은 "신창원을 대면하는 순간, 섬뜩한 긴장감을 느꼈다"며 "흉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들이대고 있던 권총으로 발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초간의 정적. 곧이어 가만히 서있는 신창원의 멱살을 잡고 이반장은 업어치기를 시도했고 신은 2m가량 뒤에 있던 소파쪽으로 쓰러졌다. "반원 2명과 함께 무릎과 손으로 신창원을 누르고 '너 누구냐'고 물으니 '나가 창원입니다'라고 대답하더군요. 순간 반원 한명이 현관문을 열었고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형사들이 들어와 신의 몸을 완전히 묶고 신창원 검거작전은 종료됐습니다" 이 때가 16일 오후 5시20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지 2시간이 채 지나지 못해서였다.

"베란다로 올라가라고 할 때 좀 떨리더군요. 부모님, 아내.자식 짧은 시간에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두 부하에게 '죽을 수도 있다. 잘 생각해 봐라'고 말하자 '반장님이 가면 저희도 따라가겠다'고 다짐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번에 놓치면 끝장이다'하고 올라갔고 동료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이반장은 자신이 전국 5개 지방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차리게 만들고 수많은 경찰관의 자리를 뒤흔든 장본인 '신창원'을 잡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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