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던 이가 빠졌다. 그런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
16일 오후 5시50분쯤 신창원 검거소식이 전해지자 대구.경북지역 경찰들은 그동안 신창원 사건과 관련된 고생담을 주고받으며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뉴스속보를 지켜보는 홀가분한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신창원의 행적조사 과정에서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완전히 씻지는 못했다.
지난 2년6개월간 전국을 휘젓고 다닌 신창원에게 폭행당하고 권총을 뺏기고, 또 6차례나 체포작전에 실패해 위신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경찰이 겪은 고충은 사실 엄청났다. 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고위간부에서 일선형사에까지 신창원과 관련, 각종 징계를 받은 경찰관의 숫자는 헤아리기조차 힘든 지경이다.
따라서 붙잡힌 신창원의 행적조사에서 관할구역을 마음대로 누비고 다닌 사실이 밝혀질 경우 또 어떤 '불이익'이 주어질 지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경찰의 당연한 심정이다.
모 경찰서 간부는 "탈주범을 붙잡은 만큼 신창원의 행적이 드러나더라도 해당지역 경찰을 징계하는 등 사기를 저하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신창원 검거를 위해 톨케이트 근무를 하면서 사소한 문제로 3번이나 계고 조치를 당한 한 형사는 "그동안 수많은 경찰이 곤욕을 치뤘는데 앞으로 몇명의 경찰이 더 화를 입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 검거 첫날 경찰은 '한시름 덜었다'는 분위기가 우세. 대구지방경찰청 지령실 김모(31) 경사는 "112신고에 신속히 대처해야 하는 업무성격상 항상 비상대응 태세를 취하면서 신창원 관련신고는 우선적으로 대처하는 등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동부경찰서 박종문 형사계장과 대구남부경찰서 김기대 형사계장은 "신창원 신고가 있을 때마다 다른 사건을 미루면서 많은 형사들이 동원됐었다. 이제야 제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신창원 검거로 실추됐던 경찰의 명예를 되찾은 것을 다행스러워했다.
〈朴靖出.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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