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낳고 키워준 자연은 아름답고 위대하다. 지난 봄, 꽃을 바라보면서 새삼 그런 생각을 절실하게 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봄 기운이 번지기 바쁘게 크고 우아한 꽃잎을 피워올린 목련화를 보면서는 박수를 치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 순결하고 고귀해 보이는 자태는 오래 눈길을 붙들기도 했다.
출근길에 마추진 개나리는 또다른 감동을 안겨주었다. 아무리 빼어난 화가도 그같이 순수한 노란색을 빚을 수 있을까. 그 샛노란 빛이 주는 느낌은 차창에 어려 사무실까지 따라오는 기분이었다.
소리없이 연분홍 꽃잎을 일시에 뿜어내던 벚꽃에 대한 기억도 유별나다. 비가 쏟아지자 그 '분홍 합창'은 다시 일시에 무너져 내렸지만, 땅바닥에 즐비하게 내리던 그 '꽃비'도 정말 아름다웠다.
한여름에 무슨 봄꽃 타령이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 찜통 더위에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즐겁고, 그런 자연의 오묘한 섭리나 위대한 창조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는 것도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여름이 가기전에 동해의 푸른 바닷물에 뛰어들고 싶다. 초록빛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닷물에 뛰어들어 마음껏 물장구도 쳐보고 싶다. 자연의 위대하고 너그러운 품속에서 자연이 연주하는 '위대한 교향곡'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너무나 삭막해 매년 되풀이되는 '자연교향곡'도 흘려버리기가 쉽다. 마음의 창을 열지 않으면 제대로 들을 수가 없는 것이 자연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교향악이기 때문이다.
깨끗한 마음과 티없는 마음에는 더없는 은총처럼 자연의 교향악은 아름다울 수 있다. 우리는 아무리 삭막하고 각박한 현실에 놓여 있더라도 자연과 그 섭리 앞에 옷깃을 여미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야만 한다. 눈앞의 욕망과 쾌락과 부귀영화만 좇지 말고 이따금 자연의 위대한 교향곡에 귀를 열자. 그런 삶이야말로 아름답고 고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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