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월간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영남대·영문학교수)가 에콜로지와 문화에 관한 에세이집 '간디의 굴레'를 녹색평론사에서 펴냈다.
지난 8년간 '녹색평론'을 엮어내면서 틈틈이 쓰고 말했던 기록들을 모아 묶은 이 산문집은 위기의 90년대를 버텨내고 있는 학자가 매순간 심각한 환경문제와 정치·사회적 위기, 경제·문화적 위기를 목도하면서 쓴 성찰의 기록이다. 인간생존의 생물학적, 사회적 기초 자체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옛 습관을 되풀이하며 행동하는 모든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의 눈에 비친 세기말은 생태적 위기의 시대다. 인간이 진보와 발전의 이름밑에서 이룩해온 문명, 특히 서구적 산업문명은 거기에 내재된 논리의 필연적 결과로 사회적, 인간적, 자연적 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녹색평론을 엮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자신에게 개인적인 구원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지난 91년 11월 '녹색평론'을 처음 펴내면서 그는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를 묻고 있다. 그에게 생태와 환경에의 장정은 간디의 '굴레'가 갖고 있는 상징처럼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우리가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욕망할 줄 아는 길, 그 길위에 '녹색평론'이 자리잡았다.
김교수는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이 상식적인 수준을 넘지 않는 '잡문'이라고 겸손해 한다. 자칫 아까운 종이만 허비하는 출판행위임에도 혹여 소득이 있을까 기대를 걸기도 한다. 그 기대란 그동안 자신과 비슷한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재확인하는 일이다. 이런 유대감이나 우정을 통한 새로운 정치적 공동체의 형성에 새로운 삶의 희망이 달려 있다는 사실은 그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가슴벅찬 경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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