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덩후이(李登輝) 타이완(臺灣) 총통의 양국론 발언으로 고조된 중국과 타이완간 긴장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국이 베이징과 타이베이에 특사를 보내 본격적인 중재에 나섰다.
미국은 양국관계의 현상유지를 희망하면서 평화적인 사태해결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매우 심각한 일"로 간주할 것이라는 경고도 보냈다.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스탠리 로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21일 베이징으로 향할 것이며 리처드 부시 미 타이완협회(AIT) 회장도 같은날 타이베이로 출발할 것이라고 20일 발표했다. 버지니아에 본부를 둔 AIT는 외교관계가 없는 타이완과의 친선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가동하고 있는 비공식 창구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날 "지난 18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과 '매우 건설적인' 전화통화를 했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과 양안 대화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이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인 위협을 매우 심각한 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타이완을 군사적으로 보호해줄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은 미국의 정책을 잘 알고 있으며 미국도 중국의 정책을 숙지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한편 리덩후이 총통은 양국론 발언이후 처음으로 텔레비전에 나와 타이완이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완은 공산주의 중국과는 분리된 국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측은 관영 언론을 동원해 타이완 해협에서 진행중인 인민해방군의 대규모 군사훈련 상황을 일제히 알리는 한편 타이완이 양국론에 따라 개헌을 꾀하고 있으며 이럴 경우 무력사용도 불사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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