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쌀값 최고치 기록

최근 쌀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시중 유통업체들 사이에 벌써부터 올해산 쌀을 미리 사두기 위한 물량 확보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1, 2년 동안 산지 쌀값이 유례없이 정부 수매가를 앞지르자 대부분의 농민들이 농가 수취가격 측면에서 정부 수매보다는 시중 출하가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등 수매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 연간 2조원에 이르는 정부 쌀수매 예산은 우루과이 라운드(UR) 이후 매년 750억원씩 줄여나가도록 의무화돼 정부수매 제도가 앞으로 값과 양에서 크게 위축되는 등 가격지지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미곡처리장 등 상당수 대형 양곡업체들은 시장 출하 쪽으로 선회한 농민들에게 정부 수매 가격과 관계없이 벼 수확 후 시가(時價)로 선매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쌀 사들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향후 작황에 따라 계약 물량의 10~20%에 이르는 선수금 지급과 수매값보다 5% 정도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등 올들어 20~30%의 구매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 수매값은 벼 40kg 기준 1등품이 5만2천470원. 이를 쌀로 환산하면 80kg가마당 14만5천원대이다.

그러나 시중 쌀값은 이보다 가마당 1만~1만5천원 정도나 높은 15만~16만원대로 형성돼 농민들로부터 수매가격 수준에서 대대적으로 쌀을 사들인 유통업체들이 큰 차익을 남겼다.

올해 역시 대형 양곡유통업체들은 쌀 부족과 쌀값 인상에 대비해 물량 처리 규모를 확충하고 모심기를 막 끝낸 지난 6월초부터 시.군의 영농법인, 전업농 등 쌀 생산자 단체를 찾아다니며 입도선매(立稻先買)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대도시 유명 백화점이나 단체급식 업체들도 이에 편승, 산지의 미곡처리장이나 임도정공장에 대리인을 내세워 막대한 자금으로 쌀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민과 도시 서민,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정부의 획기적인 양곡정책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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