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의 검거를 두고 여론이 분분하다. 경찰을 비롯, 상당수 국민들은 2년6개월 동안 불안감에 시달렸기 때문에 속이 시원하고, 한편으로는 엄한 처벌을 바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탈옥수에게 연민과 동정을 보내는가 하면 오히려 정치권과 부유층에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고 있다. 80여건의 강.절도를 일삼으며 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킨 범죄자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 나오는 이러한 시각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신창원의 마지막 은신처였던 순천 대주파크빌라의 한 주민은 "도피하면서 살인을 저지르지도 않았고 오히려 경찰의 방범.치안력에 도움을 주지 않았느냐"며 "포승줄에 묶인 신창원이 불쌍하다"고도 했다.
'숨어다니며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까' '이렇게 허무하게 잡힐 줄은 몰랐다'는 일부 네티즌 반응도 있었다. 사회 정의와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관의 뒤바뀜 현상이다.
20일 대구 모 경찰서 한 구석자리에서는 그의 검거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한 경찰은 "강.절도 행각에다 여자들에게 돈까지 뿌리고 다닌 졸도(卒盜)를 어떻게 대도(大盜)처럼 영웅시 할 수 있느냐"고 핏대를 올렸다. 이들은 신창원에 대한 일부의 동정론이 사회 지도층에 만연한 부패와 이를 엄중하게 단죄하지 못한 현실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경찰은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이 최근 신창원을 영웅시하는 사회 현상의 한 원인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생활보호 대상자는 작년보다 26만명 이상 늘어 174만명에 이른 반면 지난달 해외여행객은 31만2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느는 등 소수 부유층과 다수 빈곤층의 양극화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신창원이 도피행각중 기록한 일기 내용이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하기 위한 소영웅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 적지 않다. 그러나 권력과 재력을 악용해 만인이 법앞에 평등하다는 진리를 통하지 않게 하는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한낱 범죄자의 자기변명 앞에 떳떳할 수 있는지 일반 시민들은 묻고 있는 것이다.
졸도(卒盜)를 영웅시 하는 현상이 우리 사회의 혼란스러운 가치관을 반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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