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물구나무선 세상

이 나라의 정치가 얼마나 타락해야 바닥을 볼 수 있을지 두렵고 걱정되는 요즈음이다.v 뇌물혐의로 구속된 임창열 경기지사가 수인(囚人)번호를 달고 도정결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나 파렴치범 신창원이 전쟁대상으로 선포한 인물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란 발표엔 할 말을 잊게 한다. 죄인이 다스리는 나라, 죄인이 전직 대통령까지 능멸하게된 세상의 건강을 진단해 본다면 암(癌)말기쯤에 해당될 것같은 으시시한 기분이 든다. 특히 강도짓을 밥먹듯 해온 신창원이 두 전직대통령을 범행표적으로 삼고 이들이 살고있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를 답사까지 했다는 사실은 소름끼치게 한다. 그러나 신(申)이 두 전직대통령을 대상으로 삼은 까닭을 밝힌 수기의 내용은 범죄자의 헛소리로만 치부하기엔 찜찜한 구석이 있다. 수기에 적힌대로 대량살상용 독극물과 무기탈취로 '전쟁'을 실행에 옮겼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졌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죽어야할 사람은 누구인가…. 1천명이 넘는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고 학생들과 뜻있는 사람들을 고문한 힘있는 자들…. 아직도 자신들에게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이란 표현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인가. 군사반란 및 내란수괴, 내란목적 살인혐의로 중형과 함께 수천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고도 큰소리치고 다니는 두 전직대통령이 파렴치범에게만 가증스럽게 보인 것일까. 2천205억원의 추징금 가운데 고작 312억9천만원만 내고 더이상 낼 돈이 없다고 버티면서 떼지어 국내외 나들이를 하고 있는 전 전대통령의 경우는 국민을 우롱하는 느낌을 준다. 무슨 대단한 지도자인양 동서화합이니 국민대화합이니하고 다니다가 근래엔 남북협상 대표나 대통령 특사를 희망한다는 발언까지 듣기에 이르러선 우리사회 전체가 거꾸로 가는 것같은 현기증을 일으킨다

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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