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타월 몇 장을 샀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4억이오"라고 한다. 6천원을 거슬러 주면서 가게 주인은 "아, 신문마다 억, 억 하데요. 그간에 우리나라가 화폐 개혁을 했는지… 이 참에 우리도 억, 억 해봅시다"라며 웃는다.
장관부인이 관련된 모피코튼가 뭔가가 수천 만원, 재벌회장 출연금은 조(兆), 지사도 억, 부인은 한 술 더 떠 수억, 신창원도 빌라 한 곳 털었다 하면 수천에서 수억원… 한창 IMF로 떠들 때보다 요즘이 더 장사가 안 된다는 이웃가게 아주머니는 "그 많은 돈이 든 금고를 열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한다.
"아주머니 금고에 그만한 돈이 있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며칠 째 우리 애가 메이커 운동화 사달라는데 아, 척하니 금고문 열고 돈 꺼내주면 얼마나 좋을까""아이구, 겨우 운동화요?"
서민들은 물론 현실감이 없어 그렇겠지만, 수억을 앞에 두고도 아이 운동화 한 켤레 값을 생각한다. 하긴 쓰임에 따른 돈의 가치를 어찌 액수로만 따질 수 있겠는가.
우리 셋은 이런 말들을 하면서 힘없이 웃었다.
李 忠 熙.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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