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한 美대사 미사일 주권 발언 파장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대사가 23일 미 행정부관리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미사일 주권'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핵문제와는 달리 주권국가의 미사일 개발, 발사를 억지할 국제규범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 또는 인정하기를 극도로 꺼려왔다.

북한이 기회있을 때마다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는 주권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주장해 온 만큼 자칫 이같은 발언이 북한의 입장을 강화시켜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보스워스 대사는 이날 '국민정치연구회' 초청 강연에서 주최측과 비공개로 강연을 하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져 보도관계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이같이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보스워스 대사의 이런 발언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제동을 걸 국제규범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재차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때에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보스워스 대사의 발언은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주권인정보다는 발사불가론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당국자는 강조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일본을 자극해 미.일이 전역미사일방위(TMD)체제구축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고 이는 중국의 반발을 가져오는 등 북한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는 보스워스 대사의 설명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스워스 대사는 특히 "북한이 쏘아올리는 것이 장거리 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은 똑같은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조야와 여론을 대북강경쪽으로 몰아갈 것이기 때문에 북.미관계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보스워스 대사의 진의가 어디에 있든 북한의 '미사일주권'을 언급한 그의 발언은 앞으로 북한의 추가 미사일발사 저지를 위한 한.미.일 3국의 설득논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